'2년 만의 신차' 투아렉으로 입지 회복 기대한때 수입차 빅5에서 10위권으로 뒷걸음질"여전히 디젤車 찾는 매니아 고객들 믿는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올해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6.3% 줄어든 상황에서 '신차효과'의 발현 여부에 따라 폭스바겐 브랜드의 국내 시장 순항 여부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6일 폭스바겐 3세대 투아렉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완전 변경급의 신차는 아니지만 전면부 디자인 등이 많이 달라졌고 프리미엄 플래그십 SUV의 감성을 극대화한 편의사양을 대거 확충한 점이 눈에 띄는 특징이다.
이날 행사를 주재한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사장은 "투아렉의 가장 큰 특징은 탄탄한 충성 고객층"이라며 "이번에 출시한 투아렉을 통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다시 굳건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틸 셰어 사장이 "국내에서 입지를 다시 구축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굳건했던 입지를 잃고 적지않은 상처를 입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22년까지 수입차 판매 점유율 빅5 대열에 들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자랑했지만 이 브랜드가 주력으로 내놓은 디젤 차종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서서히 외면을 받은 것이 악영향을 미쳤다. 더구나 시장 분위기를 바꿀 만한 신차마저 제때 도입되지 못해 판매량과 점유율이 후퇴했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올해 1~7월 누적 판매량은 371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3% 줄어들었다. 연간 1만5000대 이상의 차를 국내에서 너끈히 팔았던 브랜드가 자칫 잘못하면 연간 판매량 1만대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기에 봉착한 셈이다.
이 상황에서 폭스바겐은 탄탄한 매니아층을 자랑하는 투아렉을 무기로 내세웠다. '산토끼'를 복잡하고 무리하게 잡기보다는 시장 내에서 안정적으로 포섭할 수 있는 '집토끼'를 주된 타깃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론 투아렉은 폭스바겐의 SUV 대표 모델인 티구안에 비하면 파괴력은 다소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강력한 내구성과 동력 성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판매량을 뽐냈던 차이기에 이 차의 내공을 믿고 소비자의 판단을 기다리는 셈이다.
무엇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 모델의 판매량이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중에도 디젤 모델을 꾸준히 도입하는 것도 나름의 뚝심이 담겨있다는 해석이다. 올 1~7월 누적 디젤 수입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무려 68.2%가 줄어든 4403대에 불과하다.
셰어 사장은 "디젤 자동차를 원하는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잖느냐"며 "현재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가는 과도기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운전자들은 디젤 자동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폭스바겐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디젤 자동차가 갖고 있는 특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디젤 자동차를 구입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수요가 높은 시장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들의 적극적 구매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수입차 시장의 많은 소비자들이 폭스바겐 브랜드의 신차를 기다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내년에 또 다른 앞바퀴 구동 대형 SUV인 아틀라스를 국내에 도입하는 등 중장기적 시각으로 다양한 신차를 가져와서 시장 입지를 회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랫만에 들어온 신차인 만큼 폭스바겐 브랜드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의미있는 성과가 필요해진 상황이 됐다. 정확한 판매 목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폭스바겐 내부에서는 고무적인 기대를 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관계자는 "1억원대라는 찻값에 다소 의아해하는 고객들도 있겠지만 효율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지닌 수입 프리미엄 SUV를 원한다면 꽤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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