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주 상장 첫날 부진, 증시 급락하며 손실 더 커져공모가 상초 기록 7개월 만에 깨져···'옥석 가리기' 본격화증시 입성 앞둔 기업 시장 상황 주시, 할인율도 대폭 확대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 신규로 상장한 종목들이 상장 첫날 공모가를 하회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상장 첫날 기준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4만3300원) 대비 20.44% 하락한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엑셀세라퓨틱스는 공모가와 비교해 16.70% 내린 8330원에 마감했다. 시프트업(18.33%), 피앤에스미케닉스(13.86%), 하스(7.19%)와 같이 공모가와 비교해 상장 첫날 주가가 오른 기업도 있지만 성적은 다소 저조하다. 특히 전력 업계 호황을 맞은 산일전기는 흥행 여부를 두고 큰 기대를 모았지만 코스피 입성 첫 날 주가가 43.43% 상승하는데 그쳐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6월 상장한 종목들과 대조하면 상장일 상승률 수준은 더욱 비교된다. 지난달 코스닥에 데뷔한 하이젠알엠은 116.57%, 라메디텍은 53.44%, 에스오에스랩은 25.39%, 그리드위즈는 23.75%의 상승률을 보였다.
여기에 최근 증시가 급락했다가 소폭 반등하는 사이 투자자들의 손실은 더 커졌다. 상장일 이후 이날까지 이노스페이스의 주가 하락률은 60.74%, 엑셀세라퓨틱스는 36.50%, 피앤에스미케닉스 30.36%, 하스 16.75%로 나타났다.
새내기주 주가 부진의 주 요인으로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관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가 지목된다. IPO 기업 공모가가 희망 범위를 넘어 형성되는 현상은 기관 투자자들이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 물량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최대한 높은 가격에 주문을 넣으면서 발생한다. 올해 들어 증시 입성을 위해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 모두가 공모가가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상초)해 확정됐다.
공모가가 공모가 상초 행진은 이달 들어 멈췄다. 이달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뱅크웨어글로벌이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액 하단인 1만6000원에 확정하면서다.
다만 수익성과 기업안정성이 받쳐주는 기업에서는 여전히 투자 수요가 나타나고 있어 '옥석 가리기' 현상이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이날 전진건설로봇은 희망 범위(1만3800~1만5700원) 상단을 초과한 1만65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케이쓰리아이는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1만2500~1만5500원) 상단인 1만5500원으로 확정했다. 전진건설로봇은 안정적인 재무 실적과 성장 가능성을, 케이쓰리아이는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 기업 중 수익이 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상장 예정인 뱅크웨어글로벌의 공모가는 올해 최초 하단에 형성되면서 7개월간 이어진 공모가 상초 기록은 이어질 수 없게 됐다"며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IPO 시장의 긴장도가 높아짐에 따라 증시 입성 예정 기업들은 할인율을 평균 대비 높게 설정해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액을 제시하는 추세다.
이달 22일 코스닥 상장 예정인 엠83은 주당 평가액(1만9588원) 대비 할인율을 43.84%~33.63%(하단~상단)로 설정해 희망 공모가액 범위를 1만1000~1만3000원으로 산출했다. 작년부터 지난 6월 코스닥 일반 신규상장 기업 평균(33.85%~22.23%)보다 할인 폭을 대폭 넓혔다. 오는 1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둔 유라클은 평가액(2만7181원) 대비 할인율이 33.85%~22.23%다. 유라클의 할인율 역시 평균(33.49%~21.82%)보다 범위가 넓다.
아울러 증시가 급락했다가 회복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증시 입성을 앞둔 기업들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달 상장 예정인 한 기업의 대표이사는 "상장일까지 장이 회복돼야 할 텐데 걱정이 크다"며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고려해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성장성을 입증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point@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