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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공장 문 닫는 폭스바겐 vs 증설 현대차···글로벌車 2·3위 희비

산업 자동차

공장 문 닫는 폭스바겐 vs 증설 현대차···글로벌車 2·3위 희비

등록 2024.09.04 14:36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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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에 밀린 폭스바겐, 독일 공장 일부 폐쇄'전기차 시대 대비' 현대차, 생산 능력 증대 결정글로벌 전략 운용·시장 트렌드 판단서 성패 갈려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그룹 기준 세계 자동차 판매량 2위와 3위에 오른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포괄적 구조조정을 천명한 폭스바겐이 독일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 일부를 닫기로 결정한 가운데 현대차는 오히려 공장을 증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기 때문이다.

전동화 전환 프로젝트에서 다소 더딘 성과를 낸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아시아권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설설 기는 사이 현대차는 예정된 전동화 전환 프로젝트의 지속을 언급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 패권 장악을 향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독일 내 완성차 공장과 부품 공장을 각각 1개 이상 폐쇄하고 2만여명의 생산 인력을 감원할 예정이다. 이 계획은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가 성명을 통해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 아우디 스포츠 다목적 전기차(전기 SUV) Q8 e-트론의 생산기지인 벨기에 브뤼셀공장 폐쇄를 검토한데 이어 이번에는 회사의 본거지인 독일 내 생산 시설 축소를 결정했다. 폭스바겐이 독일 공장을 폐쇄한 것은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일 만한 일이다.

반면 현대차는 오히려 공장을 늘릴 태세다. 현대차는 지난 8월 'CEO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글로벌 자동차 생산 규모를 현재보다 100만대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공장의 활용성을 높이면서 세계 각국에 공장을 추가로 늘린다는 것이 현대차의 미래 복안이다.

폭스바겐이 공장 문을 닫고 반대로 현대차가 공장을 늘리게 되면 머지않아 두 회사의 자동차 생산·판매량은 역전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완성차 누적 판매량은 361만5915대로 434만8000대를 판매한 폭스바겐에 이은 3위다.

현대차와 폭스바겐의 판매량 격차가 불과 73만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대차가 폭스바겐을 제치고 세계 자동차업계 생산·판매량 순위에서 2위에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의 생산 시설이 축소되면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폭스바겐과 현대차가 대조적 행보를 나타낸 배경은 전동화 전환에 대한 대응의 차이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전동화 전환에 다소 미온적으로 대응한 대표적 브랜드 중 하나였다. 전동화 전환이 시대의 화두로 부상했음에도 여전히 디젤차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데이'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반면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환 계획을 우직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 시리즈와 기아 EV 시리즈 등 전기차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주력 모델 대부분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면서 시대 흐름 변화에 부응했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전체 판매량의 36%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앞으로 10년간 전동화 전환 대응에만 88조원의 공격 투자에 나서기로 했다.

전동화 전환 대응의 성과는 수익성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전동화 모델은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단가가 다소 비싸기 때문에 팔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고부가 차종으로 분류된다. 다시 말하면 전동화 모델을 많이 판매한 회사일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전동화 전환 대응에 빠르게 대응했던 현대차그룹은 수익성이 갈수록 좋아졌고 반대로 폭스바겐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말 기준 합산 영업이익률은 10.9%로 세계 1위다. 반면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률은 6.3%로 현대차보다 4.6%포인트 뒤처지고 제너럴 모터스(8.1%)보다도 낮다. 7%대 초반이던 폭스바겐의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6%대로 내려앉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세계 친환경차 시장의 핵심인 미국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를 앞세워 테슬라와 당당히 겨루는 등 선전을 이어간 반면 폭스바겐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쓴맛을 봤다. 특히 대중적 가격의 전기차를 대거 내놓은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의 거센 공세에 밀렸다.

물론 현대차와 기아 역시 중국 시장 판매 성적이 썩 신통치는 않지만 선제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힘을 뺐고 중국 시장의 부진을 미국 등 타 지역 판매 호조로 상쇄한 덕분에 오히려 수익성을 높이는 결과를 냈다.

결국 전동화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제대로 발맞추지 못한 폭스바겐은 생산 시설 축소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게 됐고 현대차그룹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더욱 승승장구 할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 폐쇄는 세계 자동차업계의 트렌드를 잘못 읽고 대응 전략을 잘못 수립한 것에 대한 가혹한 결과"라며 "다른 자동차 업체들도 전동화 전환 대응에 대한 전략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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