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시작된 3년 주기 적격비용 재산정 정책은 이미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경감이라는 사회경제적 취지마저 훼손할 만큼 지급결제의 핵심 기구인 신용카드 산업을 회복 불능의 영역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국내 카드사들은 수년 전부터 신용카드업 본연의 영역인 신용판매업 수익성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카드론, 오토론과 리볼빙 등 단기대출사업에 내몰리는 중"이라며 "이제 카드산업 핵심인 신용판매업과 부대사업인 대출사업의 적정 비율 유지는 달성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로 인한 산업 전체의 수익성 저하는 말할 것도 없고 재무건전성 악화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와 단기 고위험 대출성 자산의 급증은 결국 카드산업 전반의 부실화를 걱정할 단계에 이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금융위원회는 오로지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경감이라는 정책 목표 하나만을 맹목적으로 추구했다"며 "이들은 카드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지속가능성에는 처음부터 관심도 없었으며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카드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무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매출 30억 이하 우대가맹점 비중을 96%까지 확대하고도 또다시 추가적인 우대수수료율 인하와 적용대상 확대를 검토하는 저의는 무엇이며 일반가맹점에 대한 역차별과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카드노동자 탓으로 떠넘기는 속셈은 무엇인가"라며 "카드사보다 훨씬 높은 수수료를 온라인 가맹점에게 징수하는 거대 플랫폼 업체들과 배달앱들은 도대체 금융당국으로부터 무슨 감독을 받고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노조는 "카드수수료를 결정하는 적격비용제도 어디에도 3년마다 카드사를 쥐어짜서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내용은 없다"며 "카드사뿐만 아니라 그 어떤 금융기관도 조달비용이 오르고 위험관리비용이 상승하면 수수료가 오른다. 그 원리를 반영하는 것이 '적격비용'이라는 제도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산업의 몰락과 카드노동자들의 고통을 재물삼아 벌이는 금융위원회의 카드수수료 인하 포퓰리즘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위는 올해 연말까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카드 수수료는 지난 2007년 이후 14년 연속 인하됐다. 가장 최근 적격비용을 재산정했던 2021년 12월 금융당국은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우대 가맹점 카드 수수료를 0.8~1.6% 수준에서 0.5~1.5%로 낮췄다. 이에 전체 가맹점의 96.2%인 287만8000개가 매출액 구간별로 우대수수료를 적용받게 됐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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