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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올해 금융사고만 4건···강호동 '직격'에 연임 불투명

금융 은행 은행장 연임 레이스 | 이석용

올해 금융사고만 4건···강호동 '직격'에 연임 불투명

등록 2024.09.27 08:3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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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와 '청렴' 강조했지만 올해 네 차례 금융사고무색해진 3행 3무 실천운동···중앙회 "관리책임 강화"비이자이익 개선도 정체···역대 연임 행장 1명 뿐

올해 금융사고만 4건···강호동 '직격'에 연임 불투명 기사의 사진

NH농협은행이 올해에만 4건의 금융사고를 내면서 이석용 행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졌다.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이 행장의 '책임론'이 부각되는 가운데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도 중대사고와 관련된 계열사 대표의 연임에 제동을 걸어서다.

지난해 1월 6일 농협은행의 제 7대 행장으로 취임한 이석용 행장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당시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고객 신뢰경영 최우선'을 주요 경영방향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네 차례, 누적금액 290억원에 달하는 금융사고가 발생하면서 '신뢰경영'이라는 목표는 공언(空言)에 그치게 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여신업무를 담당했던 농협은행 직원은 부동산 관련 담보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배임을 저질렀다. 차주의 매매 계약서상 부동산 거래금액이 실거래 금액보다 12억6000만원 가량 높았는데, 대출금액을 과다 상정하면서 회사 측에 손실을 입혔다. 총 사고금액은 110억원에 달한다.

또 5월에는 배임 및 공문서 위조 사고가 드러났다. 지난 2018년 7~8월 농협은행 직원은 부동산 가격을 고가 감정해 초과대출하면서 11억원 규모의 금융사고(업무상 배임)를 냈다. 이에 대한 추정 손실액은 약 1억5000만원이다.

또한 다른 지점에서도 2020년 8월 11일부터 2023년 1월 26일까지 채무자가 위조한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해 초과대출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총 사고 규모는 53억원이며, 은행이 입은 손실은 2억9900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달 23일에도 농협은행 직원의 횡령 사례가 적발됐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금융사고 공시 이후 여신관련 사고예방 상시감시를 강화하던 중 서울시 소재 모 지점에서 횡령 가능성이 있는 부당여신거래 행위를 발견했다. 사고기간은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이며, 총 금액은 약 117억원으로 추정된다.

사고 근절 서약에도 내부통제 부실 도마 위


이 행장은 지난해 3월 전 임직원들과 함께 반드시 실천해야 할 3가지 항목과 근절해야 할 3가지 항목을 담은 '3행 3무 실천운동' 서약서를 작성했다.

임직원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3행(行)은 ▲청렴 ▲소통 ▲배려, 근절해야할 3무(無)는 ▲사고 ▲갑질 ▲성희롱 등이다.

당시 이 행장은 "지속가능한 100년 농협을 구현하고 고객으로부터 신뢰받는 농협은행이 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3행 3무 실천운동'을 적극 실천해야 한다"며 "앞으로 임직원 교육 확대, 3무 근절항목에 대한 점검 강화, 우수사례 공유 등 다양한 윤리경영 활동을 전개해 깨끗하고 청렴한 농협은행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에만 금융사고가 네 차례나 확인되면서 '청렴농협 구현'이라는 이 행장의 결의는 공염불이 됐다. 이 행장은 지난 6월에도 기자들과 만나 "내부통제 방안을 더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있고, 금융사고 근절방안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했지만 농협은행을 둘러싼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잇단 금융사고로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은 지난 5월 관리책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중대 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는 연임을 제한하고 사고 발생 시 관련 책임자도 즉시 업무를 정지하겠다는 게 핵심내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의 대표 인사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농협금융지주의 비상임이사는 중앙회장과 가까운 조합장이 맡으면서 사실상 중앙회장의 의견을 대변해왔다. 농협은행은 농협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이고,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다.

이 행장과 나란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연말 인사 태풍의 중심에 서게 됐다. 농협은행의 내부통제 부실에 대한 책임론이 거센 데다 NH투자증권 대표 인사권을 놓고 강 회장과 대립각을 세운 적이 있어서다.

올해 금융사고만 4건···강호동 '직격'에 연임 불투명 기사의 사진

이자이익 견조하지만 비이자이익은 '제자리'



농협은행은 실적 측면에서도 비이자이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 당시 '내·외부 사업의 시너지 강화로 비이자 부문의 수익 확대'를 주요 경영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이자이익애도 유가증권 운용이익 감소 등 비이자이익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은 1조244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475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한 8조3777억원을 기록했지만 수수료수익은 3.2% 감소한 6138억원에 그쳤다.

특히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의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은 30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억원 감소하며 부진했다. 다만 파생금융상품 관련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0% 늘어난 2조61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농협은행의 재무 건전성도 전년 대비 악화됐다. 상반기 말 기준 농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2%로, 전년 동기 대비 0.05%p 높아졌다. 같은기간 무수익여신비율 역시 0.02%p 상승한 0.28%를 기록했다. 반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45.03%p 하락한 237.24%로 나타났다.

역대 농협은행장들이 대부분 연임하지 않은 것도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는 배경이다. 지난 2012년 취임한 1대 신충식 전 행장부터 7대 이석용 행장까지 12년간 연임에 성공한 사례는 4대 이대훈 전 행장 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던 권준학 전 행장도 연임하지 못했다"며 "잇단 금융사고와 농협중앙회의 관리책임 강화 방침 등을 고려할 때 이 행장 스스로도 연임에 큰 뜻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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