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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이중 가격제' 논란에···배민-쿠팡이츠, 책임 공방 불씨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NW리포트

'이중 가격제' 논란에···배민-쿠팡이츠, 책임 공방 불씨

등록 2024.09.26 17:19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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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배민, 외식업주에 무료배달 비용 전가"배민 "사실 왜곡, 비즈니스 모델 차이"···법적 대응외식업계, 플랫폼 비용 매출의 30%···가맹점 보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무료배달로 시작된 '이중 가격제' 논란에 대해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쿠팡이츠는 배민이 업주에 무료배달에 대한 비용을 전가한다고 주장했고, 배민은 이에 대해 사실 왜곡이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무료배달 서비스 이후 소비자는 배달비 무료 혜택을 얻게 됐지만, 입점업체는 배달 중개 수수료를 더 부담하게 됐다는 게 시발점이다. 결국 입점업체가 배달 가격을 매장보다 더 비싼 이중 가격을 도입하면서 소비자의 외식 물가 부담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배민 vs 쿠팡이츠, 무료배달 정책 서로 '비난' 일색


'이중 가격제' 논란에···배민-쿠팡이츠, 책임 공방 불씨 기사의 사진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서비스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쿠팡이츠는 지난 24일 특정업체가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 전가한다며 배민을 겨냥한 자료를 내놨고, 배민은 25일 쿠팡이츠의 주장에 반박하며 법적 대응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공개적인 책임 공방에 나선 건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이중 가격제' 논란이 불거져서다. 이중 가격제는 매장보다 배달 가격이 더 비싼 가격 정책으로, 최근 배달 중개 수수료가 오르자 외식업계가 가맹점주 수익 보호를 위해 대응한 조치다.

쿠팡이츠는 배민의 수수료 인상을 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쿠팡이츠는 배민이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이중 가격제의 원인이라는 입장이다.

쿠팡이츠는 입장자료에서 이중 가격제에 대해 "특정 배달업체에서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인데, 배달 업체 전반의 문제인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며 "모든 배달 업체의 문제인 것처럼 호도되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배민을 저격했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의 주장에 대해 비즈니스 모델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사실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쿠팡이츠는 모든 배달을 자체 라이더를 통해 수행하는 반면, 배민은 자체 라이더를 통한 배민배달과 외식업주가 배달대행사와 계약해 배달하는 가게배달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가게배달은 외식업주가 배달대행업체(생각대로·바로고·만나플러스 등)와 직접 계약을 맺고, 업주가 배달비를 설정하는 구조다. 업주가 무료배달을 원할 경우 배민에서 건당 배달비 2000원을 지원하고 있어 배민이 업주에게 배달비 부담을 전가하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배민은 입장 자료를 통해 "무료배달 관련 배민배달은 고객 배달비를 당사에서 부담하고 있다. 가게배달의 경우 고객 배달비를 업주가 설정하고, 배민이 건당 2000원씩 지원한다"며 "중개 이용료는 6.8%로 경쟁사보다 낮다. 가게배달 중개 이용료는 최근 변동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사실 관계에도 불구하고 왜곡된 자료로 여론을 호도하는 데 유감"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지속할 경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무료배달이 자극한 '이중 가격제'···너도 나도 수익 방어


'이중 가격제' 논란에···배민-쿠팡이츠, 책임 공방 불씨 기사의 사진

업계에선 배민과 쿠팡이츠의 책임 공방이 시장 경쟁 과열로 인한 갈등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고객 배달비를 무료로 제공하는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쿠팡이츠는 지난 4월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후 배민·요기요 등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배민은 그동안 유료 멤버십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았는데, 무료배달 서비스 제공 대상을 한정하기 위해 '배민클럽'을 출시했다.

배민은 지난 7월 배민배달의 배달 중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했다. 이는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이다. 이는 배민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무료배달 서비스로 출혈경쟁을 하지 않고,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의 수익률을 추구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요기요는 기존 12.5%에서 9.7%로 낮추며 신규 가게 입점을 유도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배민과 요기요의 전략 차이는 업계에서의 입지에 따라 좌우된 걸로 보인다. 배민은 굳건한 1위 사업자인 반면, 요기요는 3위로 밀려난 상황에서 파격적인 경쟁력을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중 가격제는 무료배달 서비스 이후 크고 작은 배달업계의 가격 정책 변화가 생기면서 외식 물가를 자극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을 통한 주문은 배달 수수료와 중개료, 배달비 등 배달에 대한 비용이 매출의 약 25~3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이중 가격을 도입하는 외식업체도 늘고 있다. 롯데리아는 최근 매장과 배달 가격을 분리 운영한다고 선언했다. 실제 롯데리아 불고기버거 세트는 매장에선 7100원이지만, 배달 주문하면 8400원으로 1300원 비싸다. 맥도날드 빅맥세트 역시 배달이 1300원 더 비싸고, 버거킹 와퍼세트는 배달 주문 시 1400원 더 비싼 걸로 나타났다.

배달 수수료 부담 문제는 정부 차원에서의 논의도 이뤄지고 있으나 답보 상태다. 지난 7월 출범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두 달째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다. 급기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오는 27일 배달 플랫폼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다고 밝혔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배달 플랫폼이 가격 정책 변화의 원인이 되진 않는다. 배달 시장의 환경 자체가 달라지면서 부가적인 배달 수수료가 증가했고, 앞으로 관련한 부담이 증가할 걸로 예상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가격 정책을 바꾼 것"이라며 "가맹점의 수익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주문 건당 평균 객단가에 따라 주문 수의 빈도 분포에 맞춘 기준을 적용해 적정한 수준에서 배달 가격을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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