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 금요일

  • 서울 8℃

  • 인천 8℃

  • 백령 10℃

  • 춘천 7℃

  • 강릉 9℃

  • 청주 10℃

  • 수원 9℃

  • 안동 9℃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8℃

  • 전주 9℃

  • 광주 5℃

  • 목포 11℃

  • 여수 11℃

  • 대구 8℃

  • 울산 8℃

  • 창원 9℃

  • 부산 9℃

  • 제주 11℃

부동산 달라지는 건설 CEO 모델···변화 '가속페달'

부동산 건설사

달라지는 건설 CEO 모델···변화 '가속페달'

등록 2024.10.06 18:51

수정 2024.10.07 13:39

김성배

  기자

공유

장기불황에도 일부 건설·토목·주택·해외통 현장형 CEO중용대보건설, 쌍용건설 출신 대표적 토목통 김성호 대표 전면에DL·KCC·진흥기업도 주택·건설통...대우건설은 정진행 기용도

국내건설사의 중동 건설현장.(사진=뉴스웨이 DB)국내건설사의 중동 건설현장.(사진=뉴스웨이 DB)

대부분 건설사들은 주택건설업황 둔화시 일반적으로 재무에 능통한 최고경영자(CEO)를 중용한다. 재무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투자와 인력을 줄이는 등 효율화해 당면한 위기를 넘어가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일부 건설사들이 재무통 대신 사업이나 건설수주에 정통한 현장형 인사를 사령탑 CEO로 전진배치해 눈길을 끈다. 건설사라는 본질이 사업수주가 기본인 업종인 만큼 사업의 신규 수주부터 시공·관리를 통합적으로 책임질 수 있는 건설·주택·토목·해외통 건설 전문가가 적합하다는 판단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순히 숫자에 매몰됐다가 자칫 미래 사업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선택에 따른 결과로도 보인다.

대보건설은 지난달 1일 김성호 전 남광토건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충북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91년 쌍용건설에 입사해 현장소장, 토목기술영업 등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 남광토건에서 토목사업본부장을 맡아 기술형 입찰, 민간투자사업 등의 업무를 수행한 '토목통' CEO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에 주택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토목사업에 경험이 많은 김 대표를 선임하고, 공공이 발주한 토목사업, 공공공사 위주의 수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대보건설은 올해 상반기 약 6500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는데 이 중 공공토목공사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보건설은 최근 추정 사업비 2400억원 규모의 경기 남양주 왕숙 A-27블록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등 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공사비 2025억원 규모의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제6공구, 지난 6월에는 2241억원 규모의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3공구 등 대형 토목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대보건설은 몇년 전부터 기술형 입찰에 역량을 집중하는 만큼 김 신임 대표가 양질의 일감을 확보하는데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건설사인 DL이앤씨는 '주택통' 대표이사를 최근 기용했다. 지난 8월 중순 박상신 주택사업본부장을 신임 DL이앤씨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다.

지난 40년 가까운 건설 실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박 신임 대표는 회사의 수익 창출에 힘을 싣고 있다.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해 직접 재건축 현장을 찾는 등 분주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 결과 DL이앤씨는 박 대표 부임과 함께 사업비 4385억원 규모의 서울 '도곡개포한신' 재건축 사업을 따냈다.

현재 공사비 1조7854억원 규모의 '한남5구역 재개발' 수주도 눈 앞에 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주택통'으로 불릴 정도로 주택사업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박 대표가 수주 확대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CC건설도 올해 건설통으로 알려진 심광주 대표를 CEO로 전면에 내세웠다. 심 대표는 한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건축공학과 학사 과정을 수료한 후 약 40년간 KCC건설에서 건축기술 및 설계담당, 건축총괄, 건축본부장 등을 거친 정통 KCC맨이다.

심광주 대표는 입사 32년 만에 이사회에 발을 들인 후 주총에서 2차례나 재선임되기도 했다. 예정돼 있던 임기만료는 2025년 3월이었지만, 2022년 말 사임하며 회사를 떠났다.

물러났던 심 대표가 올해 주총을 통해 다시 사내이사에 선임, 경영에 복귀하게 되면서 귀환이 이뤄졌다. KCC건설로서는 신규 수주를 비롯해 시공, 관리 등을 아우를 수 있는 건설 전문가의 영입이라는 조치내린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통의 영입으로 사업 안정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KCC건설 관계자는 "회사는 건설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경험을 갖춘 인사가 필요했던 시기다. 40년 경력을 지닌 심광주 대표가 그에 맞는 적임자라고 판단돼 신임 대표로 맞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진흥기업은 올해 현대건설 출신 주택통인 김태균 대표이사를 CEO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건축공학 석사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부동산학 박사를 수여한 건축·주택분야 전문가다. 지난 1990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재경본부 예산기획팀장, 건축사업본부 주택사업관리실장을 두루 거쳤다. 2016년부터는 주택사업본부로 자리를 옮겨 2022년까지 해당 본부에 몸담으면서 주택사업본부 본부장까지 역임하는 등 30여년간 경력을 쌓은 '주택 통'이다.

그의 기용은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김태균 대표이사 취임 후 연이어 신규수주를 성공하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세종을 비롯 광역도시 내 도시정비사업은 물론 GTX-C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서도 신규수주를 확보하며 주택건설통으로서의 역량과 경쟁력을 입증해 나가고 있다.

특히 김 대표는 현대건설 재직시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하는 등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실적 업계 1위를 달성해 정비사업분야의 수주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2016년에는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주택 브랜드 '디에이치'를 성공적으로 런칭해 안착시키는 것에도 크게 이바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CEO는 아니지만, '해외통'으로 알려진 인사를 영입하는 건설사도 있다. 대우건설이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진행 전 현대건설 부회장이 지난 2일부터 대우건설 부회장으로 해외업무를 맡고 있다. 정 신임 부회장은 업계에서 '현대맨'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그는 경기고와 서강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이어 1979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설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해외 전략통'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현대자동차 중남미지역본부장(2000년), 기아자동차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장(2005년)과 유럽총괄 본부장(2006년),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사장(2011년) 등을 지냈으며 2020년 현대건설 부회장과 고문을 끝으로 퇴임했다.

현대건설 부회장 당시 현대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용지를 인수하고 밑그림을 짜는 데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고금리·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국내 사업만으론 실적 확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현재 정원주 회장을 필두로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정진행 신임 부회장은 해외 경험이 많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뛰어나기 때문에 정 회장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건설업황이 장기 침체기를 맞은 만큼 여전히 재무통을 중용하는 건설사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김형근 SK E&C 재무부문장을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SK 주식회사 재무1실장, SK에어가스 대표이사,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부문장,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지낸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김 사장 선임을 통해 재정 안정성을 높이고 IPO(기업공개)는 물론, 신사업 관리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은 지난 4월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허 대표가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그룹 재무관리를 맡고 있는 재무 전문가인 만큼 재무 안정성과 사업재편 등 경영 개선에 역량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는 업계의 평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내외부 분위기 쇄신부터 사업 방향 재정립 등을 목적으로 대표를 교체한 것으로 볼수 있다"며 "재무 안정성은 물론 사업 수주와 관리,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해 대표를 교체하는 사례가 더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