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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한국맥도날드-중동 '카말 알 마나' 맞손···매각 가능성은

유통·바이오 식음료

한국맥도날드-중동 '카말 알 마나' 맞손···매각 가능성은

등록 2024.10.10 14:09

수정 2024.10.10 15:49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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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국내 400여개 매장 운영적자 빠진 맥도날드, 직영점 체제 판관비 부담 높아2030년 500호점 출점 전략 유지···로열티 부담 '발목'

한국맥도날드-중동 '카말 알 마나' 맞손···매각 가능성은 기사의 사진

한국맥도날드가 중동 기업 '카말 알 마나' 그룹에 국내 사업 운영권을 넘기며 '적자의 늪'에서 한숨을 돌리는 모양새다. 그동안 한국맥도날드는 직영점 중심 체제로 비용 부담이 누적돼 재정이 악화했지만, 글로벌 본사로부터 자금을 수혈받으며 위기를 건너왔다.

일각에선 이번 운영권 파트너십이 지분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다만 알 마나 그룹은 기존 한국맥도날드의 운영 체제와 성장 전략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수익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30일 알 마나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알 마나는 한국맥도날드 총 400여개 매장과 한국 시장 운영을 담당하게 됐다.

카말 알 마나는 '에르메스'·'자라'·'하겐다즈' 등 소매업부터 식음료·자동차·명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성공적인 경영 사례를 보유하고 있는 카타르 대표 기업 '알 마나' 그룹의 일원이다.

전략적 파트너란 '마스터 프랜차이지(Master Franchisee)'로 불리며 국내 사업에 대한 주도적 운영권을 갖는 주체를 말한다.

카말 알 마나 그룹은 맥도날드와 30년간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서 인연을 맺어왔다. 알 마나는 30년 전 카타르 최초의 맥도날드 매장을 세웠고, 튀르키예에서도 전략적 파트너로 맥도날드를 운영 중이다. 또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맥도날드엔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75개 이상의 국가에서 1만8000여개에 달하는 매장을 MF 방식으로 운영 중인데, 특히 알 마나와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카타르 맥도날드는 1995년 처음 매장을 열고 올해 77호점까지 확장했고, 튀르키예 맥도날드는 알 마나가 2022년 MF로 운영한 후 작년 방문객 수가 합류 전인 2021년보다 평균 40% 증가했다.

알 마나가 한국맥도날드를 맡게 된 건 이 같은 성공 경험이 주효했던 걸로 풀이된다. 알 마나는 한국을 거점 삼아 아시아 시장 진출을 꾀할 수 있고,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그동안 한국 법인의 사업권 및 지분 매각을 물색해 온 만큼 양 사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모습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알 마나는 이미 맥도날드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갖고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있으며, 한국 마켓에서의 성장과 혁신을 도울 의지가 확고하다"며 "알 마나와의 파트너십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매각에 대해선 "이번 계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국 사업 운영권에 대한 파트너사를 구한 개념으로 매각과는 관련이 없다"며 "지분 매각에 대한 계획은 알 수 없다"고 부인했다.

다만 일각에선 맥도날드 본사가 알 마나에 한국법인 운영 사업권을 위탁하다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전체 매장의 80%가 직영점으로 매장 임차료와 직고용 형태의 인건비 부담이 크고, 5년 연속 적자에 빠져 재무 상태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국내 진출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작년 직영점 매출은 전년보다 12.4% 증가한 1조1180억원을, 가맹점 포함 전체 매출은 1조292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맥도날드는 5년 연속 적자 상태다. 직전 연도 대비 적자 폭은 75억원 줄였으나 지난해 영업손실 203억원, 당기순손실 319억원을 냈다.

이는 높은 판매관리비가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탓이다. 직영점 중심 체제인 만큼 매장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본사가 직접 부담하기 때문이다. 매장 임차료와 인건비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는 지난해 723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매출의 65%에 달하는 규모다.

결국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본사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증자로 확보한 자본 규모는 약 470억원으로 추정된다. 한국맥도날드가 올해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은 1522억원으로, 현재로서는 본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맥도날드는 직영점 운영의 비용 부담을 덜고 로열티만 받는 구조로 전환하게 된다. 알 마나 그룹은 기존 한국맥도날드의 김기원 대표이사 체제를 그대로 두고,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제시한 '2030년 매장 500호점 출점'이라는 목표도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알 마나 그룹이 이 같은 경영 전략을 토대로 수익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맥도날드는 순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지불하고, 신규 점포당 4만5000달러(약 6000만원)의 기술료를 지급한다. 매장 수가 많아지고 매출이 커진다는 건 본사로 흘러가는 금액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국맥도날드는 재정 상황과 관계없이 로열티를 지불했다. 지난해 한국맥도날드의 미국 본사에 대한 로열티는 685억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2019년 이후 한국맥도날드는 누적적자가 2500억원을 넘어섰는데, 같은 기간 본사에 로열티 2700억원 이상을 지불했다.

매장 출점과 관련해선 '장밋빛 투자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직영점 중심 체제로 제품 품질 및 고객 서비스를 관리하고, 매장 확대와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식이다. 긍정적인 고객 경험이 쌓이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매출로 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거란 시각이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현재 맥도날드는 신규 가맹점은 받고 있지 않다"며 "지난해 국내 진출 이래 최대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지속적인 투자로 수익 성장 구조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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