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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대웅제약 '나보타' 상반기 톡신 1위 등극···휴젤 2위로 밀어내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대웅제약 '나보타' 상반기 톡신 1위 등극···휴젤 2위로 밀어내

등록 2024.10.10 15:07

이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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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903억원 중 수출만 755억원847억원 휴젤 톡신 왕좌 연말 수성 미지수톡시 3사 미국 시장 경쟁 격화 가능성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대웅제약이 '나보타'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국내 톡신 업계 매출 1위에 등극했다. 이에 톡신 3사의 해외시장 진출 경쟁이 더욱 격화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나보타가 올해 상반기 매출 90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735억원)보다 매출이 22.9% 늘었다. 추세대로면 연간 톡신 매출에서 처음으로 휴젤을 넘어서게 된다. 나보타의 상반기 수출액은 75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3.6%에 이른다. 나보타 수출액 비중은 지난 2022년 78%에서 지난해 82%로 늘어났으며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휴젤의 상반기 보툴리눔 톡신 매출은 8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4억원 늘었다. 메디톡스의 상반기 톡신 매출은 5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5억원) 대비 28.5% 증가했다.

톡신 3사 연간 매출은 지난해까지 늘 휴젤이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상반기 나보타가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순위가 뒤집혔다.

나보타 매출은 지난 2021년 796억원에서 지난해 1470억원으로 91.2% 성장한 반면, 휴젤은 같은 기간 1246억원에서 1691억원으로 35.7% 성장하는 데 그쳤다. 두 기업 간 연간 매출 차이는 221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른바 'K-톡신'으로 불리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산업은 연일 기록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1~6월) 국산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은 1억9421만달러(한화 약 2700억원)로, 작년 상반기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고액이다.

상반기 미국 수출액은 3564만달러(약 492억원)으로 55% 증가했다. 중국 수출액은 3592만달러(약 496억원)로 53%, 일본 수출액은 1527만달러(약 211억원)로 45% 증가했다.

회사 별로는 대웅제약 나보타가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중 3년 연속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대웅제약은 나보타를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와 함께 '주보'라는 제품명으로 미국에 판매하고 있다. 전체 해외 매출 약 80%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 7%에서 2022년 9%, 지난해 11%까지 성장했다.

휴젤은 중국, 태국, 일본, 대만, 호주 등 주요 아시아 태평양과 유럽 지역 매출이 급성장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 역대 최대 규모 제품을 선하며 2분기 해외 판매액이 전년 동기 62% 늘었다.

휴젤은 지난 3월 '보툴렉스(미국 제품명: 레티보)'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지난 7월 미국 첫 수출 물량을 선적했다. 레티보의 미국 유통·마케팅은 휴젤 파트너사 '베네브'(BENEV)와 함께 진행한다.

메디톡스의 2분기 해외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388억원이었다. 이 기간 유럽 매출이 167% 늘었고, 아시아와 캐나다·남아메리카에서 각각 26%, 19% 늘었다. 회사 측은 대규모 생산 라인을 갖춘 3공장에서 해외 수출 물량을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휴젤이 상반기 톡신 매출 374억원을 기록하며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톡신 3사의 해외 진출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시장에 나보타를 공식 출시했다. 출시 용량은 100유닛이다. 말레이시아의 의약품 관리감독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수준에 준해 엄격히 관리해 동남아시아에서 의약품 진출이 가장 까다로운 국가로 알려져 있는데, 나보타는 기존 미국 FDA(식품의약국)와 유럽 EMA(의약품청)에 승인받은 이력을 바탕으로 품목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나보타는 지난 6월에는 아르헨티나 식품의약품의학기술청(ANMAT)에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는 최초이자 유일한 품목허가 사례다. 오는 4분기 파트너사 옥사파마를 통해 나보타(수출명: 클로듀)를 발매한다.

대웅제약은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발맞춰 시설 확충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총 1014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화성 향남 지역에 나보타 3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공장 생산 능력은 연간 1300만 바이알 규모다. 3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1공장과 2공장의 500만 바이알 규모 생산 능력을 포함해 연간 최대 1800만 바이알을 만들 수 있게 된다. 투자 기간은 지난해 5월 2일부터 2026년 6월 30일까지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인도시네시아 현지 법인 셀라톡스바이오파마에 약 17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대웅제약은 인니 나보타 공장 건설을 추진 중으로, 지난 6월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공장 설립 일정의 약 2~30%가 진행된 상태"라고 말했다. 회사에 따르면 제품 출시까지 4~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휴젤은 지난달 서울에서 미국을 포함한 9개국 KOL(Key Opinion Leader)을 대상으로 'H.E.L.F Train-The-Trainer 2024'를 진행했다.

H.E.L.F(Hugel Expert Leader's Forum)는 휴젤이 지난 2013년부터 전 세계 미용성형 분야 의료진 및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하고 있는 글로벌 학술 심포지엄이다. 올해부터는 H.E.L.F 세부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각 국가별 KOL을 휴젤 핵심 학술 전문가로 양성하는 'Train-The-Trainer'를 새롭게 진행하고 있다.

2회째로 개최된 이번 'H.E.L.F Train-The-Trainer'에는 미국·호주·캐나다·중국·대만·일본·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콜롬비아의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 의료전문가가 참가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레티보(Letybo)'를 론칭하고 자카르타 샹그릴라 호텔에서 론칭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현지 의료 전문가(HCPs) 및 의료계 종사자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행사에서는 콘스탄틴 프랑크(Konstantin Frank)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현지 피부과 전문의 및 에스테틱 KOL로 구성된 연자단이 레티보를 활용한 부위별 시술법, 시술 트렌드 등을 소개했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23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조지아 현지 의사를 초청해 'Medytox Expert Day for Georgia(MED for Georgia)' 세미나를 열었다. 세미나에는 피부과 전문의를 포함한 25명의 현지 의사들이 참석했으며, cGMP 기준으로 설계된 메디톡스 오송 2공장 견학과 오송 3공장의 톡신·필러 시설 투어, 실무(Hands-on) 워크샵, 파트너사 미팅 등이 진행됐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조지아에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를 공급하기 시작해 1년만에 점유율 약 23%를 달성했으며,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 확대를 도모하고자 계열사 뉴메코의 톡신 제제 '뉴럭스'의 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한편 10일(현지시간) 예정된 메디톡스와 휴젤간 보툴리눔톡신 영업비밀 침해 소송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최종 판결이 톡신 3사 경쟁에 끼칠 영향도 주목된다. 지난 6월 ITC는 예비 결정에서 휴젤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최종 판결이 연기되지 않고, 예비 결정 그대로 인용된다면 휴젤의 미국 시장 진출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분석이다.

휴젤은 해외 시장에서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성공적으로 전개한 경험을 살려 3년 내 미국 시장에서 약 10%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아직 미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메디톡스를 제외하고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휴젤과 대웅제약의 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휴젤의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에 따른 대응 전략과 관련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는 국가대표브랜드 보툴리눔 톡신 부문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대표 보툴리눔 톡신으로서의 입지를 재차 인정받은 브랜드"라면서 "앞으로도 나보타의 새로운 제제, 적응증을 개발 및 넓혀가며 매년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미화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휴젤의 레티보는 에볼루스와 경쟁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사한 전략의 경쟁제품이 이미 있는 바, 점유율 확대가 순조롭게 이뤄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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