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윤재원 이사회 의장 주주서신 발송"내부통제 되짚고 강화할 것" 금융사고 재발 방지 약속국정감사·실적발표 부담···진 회장 빠른 정무적 판단 내린 듯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에 대해 빠르게 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진 회장과 윤재원 신한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지난 17일 금융사고에 대한 사과 내용을 담은 주주서신을 발송했다. 이는 지난 11일 금융사고를 공시한 지 6일 만이다.
진 회장은 주주서신을 통해 "지난 주말 동안 그룹 CEO를 주관으로 한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이사회와 경영진 모두 정확한 사실 파악과 더불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대응 방향이 준비되는 즉시 주주분들께 공유드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한투자증권도 사장을 중심으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며 후속 조치 등 대책을 마련 중에 있으며 금융당국의 현장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은 올해 금융권을 뒤흔든 금융사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었던 만큼 이번 사고가 더욱 뼈아프다. 진 회장이 그동안 수 차례 강조한 내부통제와 '고객 가치' 또한 이번 금융사고로 다소 빛이 바랬다.
이 같은 와중에 진 회장이 직접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은 신한금융이 그동안 '책무구조도 1호'로 나설 정도로 내부통제 강화에 힘써 온 점과 더불어 기업가치(밸류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계열사 신한은행은 지난달 23일 금융권 최초로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 제출을 완료했으며 신한금융지주도 이달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하고 시범운영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룹사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주주서신을 발송하게 됐다"며 "그동안 내부통제를 많이 강조한 만큼 문제 해결 방안을 직접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진 회장이 메시지를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책무구조도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나 계열사인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지주사와 신한투자증권 모두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기 전인 만큼 이번 금융사고가 1호 적용 사례가 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고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점 또한 진 회장의 사과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주가 밸류업 기대감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악재가 덮칠 경우 신한투자증권 사태가 더 크게 번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진 회장이 빠른 정무적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14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간부회의에서 직접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 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어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며 "금융감독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한 점도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올해 좋은 주가 흐름을 보인 가운데 이번 신한투자증권 사태가 주가에 영향을 줄 경우 큰 이슈가 돼 국정감사에서도 화두에 오를 수 있었다"면서 "실적발표까지 앞두고 있는 만큼 빠르게 사과하고 이슈를 희석시켜야 한다고 판단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은 정해진 수순이었으나 신한투자증권 내 내부통제 미흡과 과도한 성과체계 등은 향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지난 8월 2일부터 지난 10일 사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로서 자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선물 매매로 약 1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거래를 진행한 ETF 유동성 공급 부서에서 해당 사실을 회사에 보고하지 않았고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0월 11일 선물거래 결산 과정 중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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