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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리인하기에도 더 벌어지는 예대금리차···부담 늘어난 대출자들

금융 은행

금리인하기에도 더 벌어지는 예대금리차···부담 늘어난 대출자들

등록 2024.10.24 15:3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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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관리 명목 대출금리 역주행···'이자 장사' 비판은행채 하락에 예금금리 잇단 인하···3분기 호실적 전망가계 부담 높아졌는데 기업 대출 금리는 뚜렷한 하락세

금리인하기에도 더 벌어지는 예대금리차···부담 늘어난 대출자들 기사의 사진

가계부채 관리 명목으로 대출금리를 높였던 은행권이 금리인하기를 맞아 예대마진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금리 예금상품은 사라지고 대출금리만 오르면서 서민들의 금융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는 일제히 상승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대출 가산금리가 상향 조정됐지만 저축성 예·적금과 연동되는 은행채 금리는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신한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3.76%, 예대금리차는 0.31%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대출금리는 0.03% 올랐고 예대금리차는 0.07%P(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도 3.82%에서 4.07%로 높아졌고, 예대금리차는 0.22%P나 벌어졌다. 하나은행은 대출금리를 0.02%P 낮추고도 예대금리차를 0.06%P 키웠다.

농협은행의 예대금리차도 확대됐다. 지난 9월 농협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16%로, 전월 대비 0.22%P 상승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8월과 9월 모두 0.21%로 제자리를 지켰다.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낮추는 '피벗'을 결정했다. 무려 38개월 만에 긴축 통화 기조가 막을 내리면서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은행의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금융채)도 내림세를 이어왔다. 금융투자협회 집계 결과 지난 7월 1일 금융채(무보증·AAA) 5년물의 금리는 3.490%였지만 8월 14일엔 3.177%까지 떨어졌다. 금융채 금리는 이달 들어 3.3%대로 높아졌지만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적립식 예금 상품인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의 금리(2.0%)를 0.2%P 낮췄다. 같은 날 농협은행도 거치식 예금과 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5%P 인하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적금 상품의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들의 고금리 예·적금 상품도 자취를 감췄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5%P 인하했다. 같은 시기 BNK경남은행도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75%P 하향 조정했다.

은행들의 수신 금리가 낮아진 것과 달리 대출금리는 여전히 역주행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그간 대출금리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은행들도 가산금리를 올렸다.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하나원큐전세대출 감면 금리를 0.20%P 낮추고 온라인 전용 전세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도 최대 0.50%P 축소했다. 우리은행은 이달 초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20%P씩 인상했다.

또한 SC제일은행은 이달 14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0.05~0.25%P 줄였고, IBK기업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주담대 우대금리를 최대 0.4%P 축소한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가중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 6월 4.26%에서 7월 들어 4.06%로 낮아졌지만 8월엔 4.08%로 다시 높아졌다. 이에 반해 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 5월 4.90%에서 4개월 연속 하락해 8월엔 4.67%까지 내려갔다.

시장 안팎에선 은행권의 이 같은 금리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작지 않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올라타 이자 이익을 극대화하고 서민들의 금융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주요 은행과 금융지주들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급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가계대출 성장세가 8월까지 지속되면서 대출 증가율이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1.8%)은 오히려 전 분기 대비 확대됐다.

삼성증권이 추정한 KB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전망치)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한 1조5408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1조2777억원)과 하나금융(1조1087억원)의 당기순이익도 각각 7.2%, 15.8%씩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큰 폭으로 벌어진 건 아니지만 뚜렷한 하락세인 기업 대출 금리와 달리 가계대출 금리가 반등하고 예금금리는 하락세"라며 "이자 장사에 집중한다는 비판을 피하려면 포용금융 관점에서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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