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부회장, 테네시주 상원의원과 면담···"미국에 변함없는 투자"전기차 캐즘·트럼프 리스크 불확실성에도 확실한 美 투자 기조'체질개선' 중장기적 가치 판단···북미 생산거점으로서 역할 확대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LG그룹 대표로 한미 재계회 참석을 위해 방미했다가 미국 공화당 소속 테네시주 상원의원들과 잇따라 만나 협력을 다졌다.
지난 9일(현지시간)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테네시주)을 만난 신 부회장은 현지 투자에 대한 미국 측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이어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LG화학뿐만 아니라 LG그룹은 미국에 계속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이자 국무장관 후보군으로도 거론된 빌 헤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북미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선제적인 리스크 최소화 움직임
현재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에 '연산 12만톤' 북미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1단계로 2026년부터 연간 6만톤을 생산한 뒤 고객사 수요를 보며 생산량을 12만톤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LG화학이 실적 악화와 전기차 캐즘으로 북미 투자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봤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칩스법 등을 근거로 한 보조금 등의 지원 축소 가능성이 커지면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든 투자에 대해 우선순위화해 엄정하게 집행할 것"이라며 "양극재 투자는 당연히 최우선 순위지만 고객사 감산 기조에 맞춰 중장기 생산능력(CAPA) 계획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신학철 부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변함없는 투자를 예고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히려 미국을 새로운 '기회'로 보는 역발상이다.
신 부회장은 "1기 투자를 한 다음에 상황을 본다는 것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어느 정부가 들어오든 약간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의 진입이 좀 어려워진다면, 저희 같은 기업에게는 오히려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모든 문제를 기회 요인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준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신학철 부회장이 이번 방미 기간 중 미국 공화당 소속 테네시주 상원의원들과 잇따라 만난 이유도 2026년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양산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생길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번에 만난 블랙번 의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1기 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첫 대선에서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는 인물이다.
'신성장동력 핵심' 배터리 소재···포기할 수 없는 미국 시장
LG화학의 변함없는 북미 투자 뚝심은 당장 가중될 재무 부담보다 신사업 투자를 통한 체질개선 속도를 내겠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가치 판단으로 해석된다.
특히 LG화학의 신성장 3대 동력 중 최우선으로 거론되는 전지 소재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단행된 만큼 빠른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북미는 LG화학으로선 꼭 잡아야 하는 생산거점이다.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미국 생산거점 확보에 나섰다. 최근에는 미국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을 세워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주도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장기적·안정적으로 배터리소재를 공급할 LG화학의 역할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추후에는 고객사 다변화에 속도를 내면서 사업 안정성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오는 2030년까지 외판 비중을 전체의 40%까지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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