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의 발' 전기 삼륜차, 설계·디자인 참여현지 오토바이 업체 생산 위탁수요 응답형 교통 플랫폼 현지 진출 가능성도
인도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카 프로페셔널 인디아는 2일(현지 시간)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인도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 기술 설계와 디자인에 참여한다고 보도 했다.
협업 상대로 거론되는 업체는 인도 첸나이에 본사를 둔 오토바이 생산 업체 TVS 모터 컴퍼니다. 이 회사는 독일 BMW 모토라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다수의 협력 사례가 있다.
현지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 인도법인과 TVS 모터 컴퍼니가 조만간 상호 제휴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초소형 전기차의 기술적 설계와 제품 내·외관 디자인을 현대차가 맡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생산은 TVS 모터 컴퍼니가 담당한다.
현대차는 이미 첸나이에 대형 생산 시설을 두고 있지만 초소형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릭샤' 또는 '뚝뚝'으로 불리는 초소형 자동차의 생산 형태는 다르다. 그래서 릭샤를 생산해 온 TVS 모터 컴퍼니 측에 생산을 위탁하는 셈이다.
현대차는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바라트 모빌리티 쇼에 참여할 예정인데 이 쇼에서 인도 진출 이후 최초의 현지 생산 전기차인 '크레타 일렉트릭'을 비롯해 개인형 이동 수단 부문의 콘셉트 카도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현지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 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은 인도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23년 말 기준으로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수는 153만대에 달하지만 승용차의 비중은 5.3%인 8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대신 94.4%가 이륜차(56.2%) 또는 삼륜차(38.2%)에 편중돼 있어서 전기 승용차로는 승부를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 전기차 시장은 잠재적인 구매 수요가 풍부하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고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단점 때문에 승용차 대신 대중적인 이동 수단인 이·삼륜차를 구매하는 편이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릭샤'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재 인도의 초소형 전기차 시장은 마힌드라 & 마힌드라와 바하즈 오토 등 현지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스타트업 업체들도 이 시장 진출을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따라서 이미 현지인들에게 선진 업체로서 인정받은 현대차가 이 시장에 진출해 가시적인 현지 판매량을 늘리고 인도 자동차 시장에 깊이 녹아들기 위해 삼륜·사륜 형태의 초소형 전기차 생산·판매를 전략적 대안으로 택했다고 볼 수 있다.
현지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가 협업을 통해 생산하게 될 초소형 전기차를 바탕으로 수요 응답형 교통 플랫폼(DRT)인 '셔클'과 유사한 형태의 사업을 벌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 2021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셔클'은 교통 소외 지역의 교통 이용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의 인도 초소형 전기차 시장 진출은 현대차가 인도에서 펼치고자 하는 광범위한 모빌리티 산업 발전 계획과도 연관이 깊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현대차 인도법인의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 참석차 인도를 찾았을 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환담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현지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든든한 협력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후 현대차그룹과 인도 정부는 광범위한 수준의 모빌리티 산업 발전 대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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