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KB운용 전체 ETF 점유율 4위로 밀려나연초 다시 탈환했으나 점유율 격차 단 0.15%포인트김 본부장 사의 표명에 ETF 상품 경쟁력 약화 전망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7일 KB운용은 순자산총액 13조1260억원(점유율 7.58%)으로 전체 자산운용사 ETF 점유율 순위 4위로 밀려났다. 3위 자리에는 한투운용이 올라섰다. 순자산 13조1990억원으로 점유율은 7.62%다.
1년 전만 해도 KB운용은 순자산총액 9조6449억원(7.75%)으로 3위를 기록, 4위 한투운용(6조3639억원, 5.11%)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으나, 한투운용의 매서운 추격에 지난해 7월 점유율은 1%포인트(p) 이내로 좁혀졌다. 같은 해 연말 한투운용과 순위가 역전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 연초 자금 유입으로 지난 2일 기준 순자산총액 13조2168억원(7.69%)을 기록하며 3위를 다시 탈환했다. 최근 일주일(2024년 12월 24일~2025년 1월 2일)간 KB자산운용의 'RISE 머니마켓액티브', 'RISE 국채선물10년인버스' 등에 각각 1350억원, 349억원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
KB자산운용은 가까스로 한숨 돌렸지만 2일 기준 한투운용(12조9586억원)과 순자산 격차는 단 2582억원으로 올해 3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KB자산운용이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한 주요 배경으로 조직개편을 꼽는다.
앞서 지난해 위기의식 속에서 KB운용은 ETF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해 초 한투운용의 ETF 핵심 인력인 김찬영 디지털 ETF 마케팅 본부장을 영입해 신임 ETF 사업 총괄로 선임했다. 또 ETF 2개 본부를 ETF사업본부로 통합하고 산하에는 ETF운용실과 ETF상품기획실, ETF마케팅을 배치하고 ETF 조직을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KB자산운용에서 ETF 마케팅본부를 이끌어 왔던 금정섭 본부장은 자리를 잃자 한화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고, 차동호 이사도 키움증권으로 이동하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후 핵심인력들의 퇴사와 외부인력 영입 불만에 따른 내홍이 지속된 바 있다.
문제는 올해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일 김 본부장은 영입된 지 1년 만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다. 점유율 하락에 책임을 진다는 이유에서다. KB자산운용은 사의 표명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아직 후임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온다.
사퇴를 수용하고 다른 인력을 충원하더라도 문제다. 경쟁이 치열한 ETF 시장 속 총괄자의 공백은 상품 경쟁력을 약화 시킬 수 있어서다. 한 업계 ETF사업 본부장은 "뭔가 대체한다고 했을 때 그 부분에 공백은 분명히 존재한다. 대체자가 와도 적응하는 기간이 걸리고, 특히 ETF 상품은 여러 경험과 시장 상황, 투자자 성향 등을 고려한 다양한 부서의견이 종합되는 상품"이라며 "이 과정에서 상품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총괄자가 없다는 것은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회심의 카드로 내놓은 리브랜딩 효과도 미미하다는 평가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7월 'KB스타(KBStar)'에서 '라이즈(RISE)'로 전면 교체했다. 'RISE'의 슬로건은 '다가오는 내일, 떠오르는 투자(Rise Tomorrow)'다. 개인투자자들의 더 건강한 연금 투자를 돕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상품 전략에서도 리브랜딩 의도에 맞춰 연금투자 인기 ETF 상품 13종류를 골라 보수 인하에 나서기도 했다.
리브랜딩을 통해 마케팅에 힘을 실었지만 기대와 달리 점유율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최수정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ETF 상품의 과당경쟁은 수수료율을 하락시키는 측면이 있다"면서 "상품이 다양해짐에 따라 투자자 입장에서 선택폭은 넓어진 것처럼 보이나 개별 ETF 차별성 부족으로 오히려 투자자들이 상품을 선택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배경에 올해 ETF 점유율 3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KB자산운용의 고심은 더욱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 번 추월 당하기도 했고, 김 본부장 사의 표명으로 내부 혼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연초부터 ETF 점유율 격차가 1% 이내인 상태에서 이 같은 혼란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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