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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식품 오너 3세 불황 속 경영 능력 시험대

유통·바이오 식음료

식품 오너 3세 불황 속 경영 능력 시험대

등록 2025.01.07 07:34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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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3년 내외 '초고속 승진'···2030대 젊은 임원 등극내수 부진에 경영 불확실성···경험 능력 입증 필요성↑

식품 오너 3세 불황 속 경영 능력 시험대 기사의 사진

식품업계 오너가 3세들이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탄핵 정국에 고환율·고물가에 따른 소비 침체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형편인 만큼 요직에 오른 젊은 오너 3세들은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자로 오리온의 장남 담서원 상무와 농심의 장남 신상열 상무가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담 전무는 2021년 입사해 약 1년 반 만에, 신 전무는 2019년 사원으로 입사해 약 3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고, 각각 3년, 2년 만에 전무에 올랐다.

담서원 전무는 1989생으로 담철곤 오리온 회장과 오너 2세인 이화경 부회장 부부의 장남이다. 뉴욕대학교를 졸업하고 베이징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오리온 입사 직전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현재 오리온의 해외 사업과 신사업 발굴 등 경영 전면의 실무를 수행하고, 신사업 계열사 리가켐바이오의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신상열 전무는 1993년생으로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전 농심에서 2년간 인턴사원으로, 졸업 후엔 농심 경영기획실 사원으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작년 초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이끌며 신사업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 중장기 비전과 전략 등을 마련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 같은 식품업계 오너 3세의 초고속 승진은 흔한 사례다. CJ그룹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는 2022년 6개의 임원 직급(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을 '경영리더'로 통일하면서 그룹 내 권한이 더 커졌다. 삼양식품 3세 전병우 상무는 입사 1년 만인 2020년 20대 임원에 오른 뒤 2023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들은 모두 해외 유학파로 글로벌 경험이 풍부하고 폭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룹에 입사한 뒤로는 단숨에 임원 직급에 오르며 해외 사업과 신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과 새 먹거리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중책을 안게 된 분위기다.

식품가 오너 3세들이 승진을 통해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이들이 그룹 경영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과거와 달리 ESG경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이 주요 가치로 떠오르면서 단순 오너 일가란 이유로 이뤄지는 승계는 주주들에게 인정받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사실상 오너 3세들의 고속 승진은 '양날의 검'이다. 고위직에 올라 그룹 전면에 나서면서 이들의 경영 역량과 성과, 자질 등을 평가하고 지켜보는 시선이 날카롭고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에 따른 부담감도 크지만, 대내외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경영 능력을 입증하고 두각을 드러내기 적절한 시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능력 우선주의로 빠른 승진과 젊은 임원에 대한 문턱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입사 3년 내외로 고위직에 올라 그룹 경영을 책임지기엔 절대적인 경험과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이 주식 투자에 중요한 요소가 된 만큼 오너 3세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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