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론, 올해 HBM 점유율 20% 목표양사 격차 여전···삼성 38% 마이크론 9%효율 높인 삼성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눈길
1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서 38%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가 53%의 점유율을 쓰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고, 3위는 미국 마이크론(9%)이 차지했다.
다만 이같은 점유율을 두고 HBM 시장에서 지각변동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3위인 마이크론이 올해까지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과감한 목표를 제시하면서다.
근거없는 자신감은 아니다. 후발 주자로 불렸던 마이크론은 지난해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을 납품하며 글로벌 '큰 손'을 공급처로 확보했다. 현재는 8단 제품보다 소비 전력이 낮은 HBM3E 12단 제품의 샘플링도 진행 중이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HBM 공장도 짓는다. 공장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이달 초 착공됐으며, 오는 2027년부터는 생산 능력을 확장할 예정이다. 투자금은 한화로 약 10조2200억원이 투입됐다. 마이크론이 HBM 전용 생산 시설을 지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마이크론의 목표가 파격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도별 목표치를 도전적으로 설정하긴 하지만, 1년이란 시기 안에 점유율을 11%p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는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마이크론이 설정한 목표는 (마이크론이 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정한 것으로 보이며 (당장) 점유율 20%를 달성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과 칩 사이를 미세한 돌기 없이 구리를 이용해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성능 개선은 물론 용량과 높이, 열효율 측면 모두에서 유리하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열린 한 행사에서 "16단 HBM을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만들어 기능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을 활용해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중국 업체를 포함해 레거시(범용) 시장이나 중저가 시장도 중국 업체들이 점차 잠식을 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전망으로는 삼성전자가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을 이용해 HBM4 시장에서 (타 기업들과) 격차를 벌릴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향후 HBM 시장 주도권은 고객사와의 신뢰감을 확보한 업체가 잡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마이크론 모두 메모리 시장에서 오래 경쟁해왔던 회사들이고, 기술력의 차이가 엄청 큰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라며 "다만 HBM의 경우 설계 당시부터 고객사와 서로 호흡을 맞춰가면서 만드는게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얼마나 밀접하게 일을 잘 해왔는지가 HBM 시장에서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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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soye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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