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 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남우 회장 명의로 배포한 논평을 통해 "삼성전자가 공지한 주식보상제도는 그동안 지적된 주주, 이사회, 임직원 사이 얼라인먼트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첫 단추"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삼성전자는 대표이사 포함 임원 1000여 명에게 주는 성과급 일부를 회사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보상 정책을 사내 공지했다.
이 회장은 "주식보상제도 도입을 계기로 바닥에 떨어진 기술인력 사기를 진작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경영의 근간으로 삼아 과거 삼성의 권위적인 관리 문화를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IT 선두 주자인 애플과 엔비디아, TSMC와 격차가 벌어져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식보상제도 도입에서 아쉬운 점도 지적했다. 이 회장은 "주식보상제도 취지는 좋으나 아쉬운 점은 핵심 기술인력 입장에서는 장기 인센티브라고 하기에는 주식부여 절대금액이 적고 조건도 붙어있다"며 "실제 주권 지급은 1년 후에 이뤄지는데 주가가 그 사이 떨어지면 애초 약속한 주식 지급량보다 감소한다는 내용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긍정적 관점에서 사기 진작하고 우수직원 이탈 막으려는 실리콘밸리 주식보상정책과 많이 다르다"며 "실리콘밸리는 산업 다운사이클에서 인센티브 총액은 축소될 수 있지만 주가 하락으로 오히려 부여받는 주식 수는 증가해 우수인력의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전년도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도 함께 발표했다. 매년 초 지급되는 OPI는 다양한 성과급 중 가장 금액이 높다고 알려졌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OPI의 일부 금액도 주식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초과이익 20% 한도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올해는 사업부문별로 연봉의 9~44% 수준에서 결정됐다. 직급별로는 ▲상무 성과급 50% 이상 ▲부사장 70% 이상 ▲사장 80% 이상 ▲대표이사 포함 등기임원은 100%를 주식으로 받는다.
특히 상무와 부사장은 지급일로부터 1년간, 사장단은 2년간 매도금지 제한 규정도 있다. 2026년부터는 일반 직원에게도 본인이 원하면 주식보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4명의 사내이사는 평균 8억8000만원의 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정현호 부회장을 포함한 그룹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임원 18명 중 13명은 회사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늦었지만 삼성전자도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같이 개인이 노력하고 회사가 발전하면 장기 주가상승을 통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주식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제나 실리콘밸리로 이직이 가능한 삼성전자 S급, A급 기술인력 입장에서는 절대 보상금액뿐 아니라 주식보상 규모가 적다는 점도 우려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보다 직원 수가 훨씬 적은 메타는 2022년 17조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임직원에게 보상으로 나눠줬다"며 "실리콘밸리 간판기업에 근무하는 경력 10년 차 소프트엔지니어는 대략 10억의 보상을 받는데 60~70%가 장기인센티브인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 이후 메타 주식은 대략 3배, 알파벳 2배, 엔비디아 5배 상승했는데 삼성전자 핵심인력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클 것"이라고 주장하며 모두 열심히 일해서 기업가치를 올리자는 실리콘밸리 보상 정책을 닮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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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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