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승 대표 참석···노동 문제 개선 의지 밝혀"사회적 대화로 도출되는 결론 성실히 이행"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쿠팡Inc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사이며 이날 김 의장은 미 의사당 내 노예해방의 홀(Emancipation Hall)에서 취임식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은 '맹탕 청문회'를 우려하면서 이날 결과에 따라 청문회를 재소집하거나 김 의장을 고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청문회에 참석한 강한승 쿠팡 대표 등 쿠팡의 한국 최고경영자(CE)들은 이날 제기된 노동 문제와 관련해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는 강한승 쿠팡 대표와 홍용준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 대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 등 세 명이 참석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쿠팡의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의장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부득이하게 불출석한다고 했다"며 "오늘 청문회 결과를 봐서 다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음에 출석을 요구할 때는 김 의장이 반드시 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도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 트럼프 취임식은 가고 청문회는 안 나오나"며 "오늘 청문회가 효용이 있는지 위원장께서 짚어달라. 맹탕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취임식에 갔다고 하니 참 황당하다.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고 청문회를 (이렇게) 대하는데 (앞서) 동행명령장 얘기도 있으나 고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노동자들의 죽음보다 훨씬 중요한 일인가"라며 "노동자들의 죽음을 발 딛고 쿠팡을 만든 CEO(최고경영자)답다는 생각이 든다. 강하게 유감을 표시하고 위원장께서도 조치를 취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장이 빠진 쿠팡 청문회의 효용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강한승 대표 등 쿠팡 최고경영자들은 심야 노동 문제 등에 대한 개선 의지를 밝혔다.
노동계는 쿠팡이 새벽 로켓배송을 위해 물류센터 직원과 배송 기사들에게 연속해서 심야 노동을 하게 해 건강권과 사람답게 살 권리를 침해한다고 지적해왔다.
앞서 쿠팡은 작년 12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간담회에서 연속 심야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강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도출되는 (노동 문제 관련) 결론에 대해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홍용준 CLS 대표는 택배기사가 물품을 싣기 전 분류하는 작업과 관련해 "현장 종사자 의견을 수렴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2023년 쿠팡 일산 캠프에서 일하던 택배 노동자 송정현 지회장이 소식지를 배포하는 등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쿠팡 업무 입찰에서 배제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송 지회장 등의 손을 들어줬다.
홍 대표는 "대법원 결정 취지를 존중한다"며 "결과적으로 입찰 제한 때문에 장기간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현실적으로 피해를 본 부분에 대해 보상을 계획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배송)캠프 내 노조 활동은 시설 안전이나 작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는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노조 활동은 헌법상 기본권이기 때문에 그런 범위에서 한다면 제한하거나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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