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최근 두산과 LG가 해외법인 현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5일 두산에너빌리티의 손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7일 공모 가격과 일정 등 공식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은 두산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 이사회는 체코 상장 건에 대해 보고 받을 것"이라며 "이 경우 이준호, 이은형, 최태현, 이은항 사외이사 4명은 해외 상장이 두산에너빌리티 일반주주들에게 미치는 피해가 없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기를 권고한다"고 했다.
LG전자도 지난해 12월 100% 소유 인도법인(LG Electronics India) 기업공개 추진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서류(DRHP)를 인도 증권거래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일각에서는 인도법인 시총이 약 10조원을 넘어 LG전자 시총인 14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은 이에 대해 "LG전자 인도법인 IPO 건은 LG전자 이사회가 구 패밀리와 경영진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의결했는지 이상구, 강수진, 류충렬, 서승우 4명의 사외이사에 묻고 싶다"며 "투자자 보호을 위한 상법개정의 필요성을 다시 공감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도법인 이익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해 세전이익률 10%, ROE 37%, 순이익 2567억원의 알짜 자회사다"며 "LG전자가 보유한 인도법인 100% 지분 가운데 약 15%를 매각할 예정이라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주가는 인도 IPO 계획을 공시한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4%가량 하락했다. 앞서 인도 법인 상장설이 보도된 지난해 9월 15일 이후에도 23%가량 폭락한 바 있다. LG전자 가치가 해외로 새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10월 22일 인도법인(Hyundai Motor India) 기업공개를 마치고 증시에 상장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시총이 24조원에 달해 현대차 시총(우선주 포함) 53조원의 절반가량인 45%에 달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은 "폭발적인 인도 자동차시장에서 영업이익률 13%, ROE 40% 자랑하는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근 주가 하락에도 PER 25배에 거래된다"며 "이는 현대차 PER 4배보다 무려 6배 높은 밸류에이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법인 시총과 이익을 차감한 현대차 PER은 단지 2.5배로 인도법인 83%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 주주들에게 해외 상장이 이익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관계자는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LG, 두산, 현대차가 지난해 4분기 이후 이익이 많이 나는 매력적인 해외생산법인을 현지 상장했거나 현재 추진 중"이라며 "모자회사 중복상장으로 기업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시장 전체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자 보호와 기업가치 제고보다 지배주주 승계 문제에만 매달려 이런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며 "최근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는 LG전자, 현대차 주가가 시장의 우려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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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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