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배달' 일원화 UI 개편···고객 편의성↑가게배달 상품 축소···'정률제' 체제로 전환쿠팡이츠 성장에 위기···재성장 도약 나서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고객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배달 탭을 하나로 통합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편을 추진한다. 그동안 업주의 광고 상품을 기준으로 '음식 배달'과 '가게 배달'로 나뉘었던 배달 주문 경로를 통합하기 위한 취지다.
배민은 배달 방식에 따라 자체 배달 서비스 '배민 배달'과 주문 중개만 하는 '가게 배달'을 제공하고 있다. 배민 배달은 배민이 주문 중개부터 음식 배달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가게 배달은 배민이 앱을 통해 주문만 중개하고, 배달은 점주가 직접 하거나 배달대행사를 통하는 식이다. 그동안 배민 배달은 음식 배달 탭에, 가게 배달은 가게 배달 탭에 노출돼 왔다.
이를 통해 배민은 배달 주문 절차를 간소화해 고객 편의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배달 주문 탭이 통합되면 알뜰 배달, 한집 배달, 가게 배달, 포장·방문 등 모든 주문 방식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가게 통합 개편은 내달 7일부터 세종시를 시작으로 지역별 순차 적용된다.
이와 함께 광고 상품인 '울트라콜'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울트라콜은 고정 비용(최소 8만8000원)을 내면 원하는 지역에 깃발을 꽂고 해당 지역의 고객에게 매장을 노출할 수 있는 정액제 상품이다. 특히 울트라콜은 점주 간 깃발 꽂기 경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배민은 작년 국감에서 상품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100% 자체배달을 시작하고서 수도권의 배달 시장은 이미 자체배달 위주로 시장이 개편됐다. 가게배달 상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며 "점주 입장에서도 광고 효율이 떨어지는 상품을 복수로 사용하는 것보다 단순한 구조가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 관계자는 "경쟁 가게가 특정 지역에 깃발을 꽂으면 이에 대응해 나머지 업주들도 경쟁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로 그간 과도한 출혈경쟁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서비스 종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며 "이번 개편으로 업주의 고정비 부담이 사라지고 중복 노출 등 소비자 불편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울트라콜이 없어지면 배민의 가게 배달 상품은 오픈리스트만 남는다. 오픈리스트는 배달 주문 매출에 따라 수수료 6.8%가 발생하는 정률제 서비스다. 배달앱 3사 내 유일한 정액제 상품인 울트라콜이 종료되면서 국내 배달시장은 매출과 연동되는 '정률제' 체제로 재편된 셈이다.
배민은 이번 개편으로 자체배달 서비스에 집중하고 배달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배민 내에선 자체배달보다 가게배달 매장 비중(약 60% 이상)이 더 크지만, 현재 수도권 배달 시장은 자체배달 위주로 재편됐다. 향후 기존 및 신규 점주의 자체 배달 상품 가입을 통해 자체배달 비중을 키우고, 이를 통해 수익성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를 통해 마련한 요금 체제도 적용 예정인 만큼 자체배달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매출 구간에 따라 2%~7.8%의 수수료가 차등 적용되는 만큼, 기존 가게배달 이용 점주도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 요금 체제 유지 기간은 3년이다.
일각에선 배민의 가게배달 서비스 축소로 배달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가게배달을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 점주의 경우 전체 배달 매출에 연동되는 수수료를 내게 되면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매장과 배달 음식 가격을 다르게 받는 '이중가격제'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단 분석이다.
배민의 가게배달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배달대행업체 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배달대행업체는 가게 점주와 라이더를 연결해주는 배달주문 중개 플랫폼으로, 국내 주요 배달앱이 자체배달 무료 경쟁에 나서고 자체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존속을 위협받기 시작했다.
다만 배민도 물러설 여유는 없다. 쿠팡이츠가 쿠팡 멤버십 '와우회원'을 토대로 급성장하면서 배달 시장이 재편되는 분위기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드 결제금액 점유율 기준 지난해 1월 배민은 71.14%, 쿠팡이츠가 18.4%로 배민이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작년 12월 배민이 57.6%로 축소된 반면 쿠팡이츠는 35.3%로 격차를 크게 좁혔다.
배민은 올해 고객 가치를 저해하는 요소는 개선하고, 고객 가치를 높이는 요소를 도입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자체배달 구독제인 '배민클럽'의 혜택 강화 및 지역 확대, 고객 편의를 위한 서비스로 상품 구조를 개선해 재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우리의 미션은 고객이 최소한의 터치로 주문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즉 주문 절차 간소화"라며 "필요한 것을 즉시 배달 받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고객 주문 경험을 편리하고 저렴하게 제공해 배민을 다시 성장의 궤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