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경영실태평가 이달 내 마무리···"온정주의 아냐"잇단 금융사고는 개인 일탈 아닌 잘못된 조직문화 탓 은행권 스스로 문제 고쳐야···"뼈를 깎는 자성 있어야"
이 원장은 4일 오전 금감원 본원 브리핑실에서 열린 '2024년 지주·은행 주요 검사결과' 관련 브리핑에서 "은행권에서 수많은 불완전판매가 반복되고 있는데 당국 입장에서 금융회사와의 관계가 온정주의적으로 비춰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는 대규모 내부통제 실패 사례와 대형 M&A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지난달 15일 우리금융이 M&A 심사를 신청했기 때문에 시간을 끌기보다는 가급적 원칙대로 처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심사 신청 이후 60일 이내에 결론을 내야 하는 만큼 실태평가를 이달 안에 금융위에 송부하겠다는 게 이 원장의 입장이다.
이어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의 결과를 최대한 빨리 금융위로 보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있다"면서도 "제재절차와 분리해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신속히 도출할 생각이지만 구체적인 날짜를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고 부연했다.
이 원장은 이번 정기검사 결과에서 우리금융 현 경영진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전 회장이 현직으로 재직할 때 사적이익과 관련된 대규모 금전취급행위는 그 업무에 관여하고 통제하지 못한 사람의 책임"이라며 "한 명이 일탈한 것인지 크게 고치기 어려운 조직의 내성인지 지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전 회장이 현직에 있을 때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는 얘기다.
다만 이 원장은 이번 정기검사가 우리금융 등 특정 금융회사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는 뜻을 명확히 했다. 단기적 성과주의 등의 문제를 공론화해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이 원장은 "은행권의 조직문화가 금융당국의 규제나 감독으로 바뀔 수 있는지, 부실한 내부통제도 책무구조도라는 규율만으로 단기간에 개선이 가능한지 근본적인 고민이 있다"며 "은행권에서 자체적으로 뼈를 깎는 자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원장은 감독 측면에서 미흡했던 점이 일부 있었다고 인정했다. 본점과의 소통만 중시하고 실제 영업현장에서 벌어지는 행태를 면밀히 감독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감독기관이 검사결과를 발표할 때 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추상적으로 평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등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나 숨겨진 영업리스크 등을 반영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추상적인 건전성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구체적 의사결정과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자기자본 적정성은 은행별로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포트폴리오 등을 살펴보면 차이가 생기고, 장기적으로 수치화돼 나올 것"이라며 "당국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냉정하게 점검하고 차이점을 부각해 실질적 경쟁의 요소가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의 질의응답이 끝난 이후 박충현 은행담당 부원장보가 정기검사 내용을 설명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다.
박 부원장보는 우리·KB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 하락 가능성과 관련해 "아직 해당 금융지주에 검사서를 통보하지 않았다"며 "해당 금융지주가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자본을 수정할지는 자체적으로 판단은행에서 좀 판단할 사항이고,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답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해당 금융지주는 그룹 내 숨겨진 부실 위험까지 포함해 리스크를 면밀하게 측정·관리하지 못했다. 계열 신탁사에서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도 자본비율 산출 시 관련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은 보통주자본비율이 10~20bps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NH농협금융지주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이미 시정됐지만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제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 부원장보는 "앞서 농협금융지주에 대해 투명한 절차와 원칙을 바탕으로 경영승계와 자회사 CEO 임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달했었다"며 "지난해 정기검사에서 이와 관련해 시정됐고 현재 사후 처리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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