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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폐섬유증 치료제 지각변동···'브릿지바이오'에 쏠리는 눈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폐섬유증 치료제 지각변동···'브릿지바이오'에 쏠리는 눈

등록 2025.02.13 14:35

수정 2025.02.13 15:25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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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슈 '에스브리에트' 매각 결정···제네릭 경쟁 원인플라이언트 '약효 부족'에 임상2상 중단 "오페브 등 기존 약물 시대 저물어, 혁신 신약 니즈 ↑"

지난 4일(현시지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퍼런스'(이하 바이오USA) 현장에서 만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이사는 'BBT-877'의 기술이전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사진=유수인 기자지난 4일(현시지간) 미국 샌디에이고 '2024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퍼런스'(이하 바이오USA) 현장에서 만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이사는 'BBT-877'의 기술이전 가능성에 기대감을 표했다. 사진=유수인 기자

특발성 폐섬유증(IPF)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면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임상2상 단계에 있는 'BBT-877'의 임상이 순항하고 있고, 개발 경쟁 환경도 우호적으로 조성되고 있어 기술이전 성과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오는 4월 톱라인 발표를 앞두고 있어 그 이후부터 기술이전 타진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글로벌 의약품 시장 분석기관 퍼스트워드파마(Firstword Pharma)에 따르면, 로슈는 최근 IPF 치료제 '에스브리에트'(성분명 피르페니돈)의 미국 권리를 포함한 인터뮨 사업부를 레거시 파마에 매각했다.

거래 규모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에스브리에트 매출이 급감함에 따라 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로슈는 10년 전 83억 달러(13조원)를 투입해 인터뮨을 인수하고 에스브리에트를 확보했다. 에스브리에트는 로슈가 물질을 인수한지 수개월만인 2014년 10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영국, 유럽, 캐나다 등 전 세계 40개국에 시판되며 매년 10억 달러(1조4500억원)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2022년 2분기 복제약(제네릭) 출시 이후 제네릭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듬해 매출이 2억2900만달러(3326억원)로 크게 떨어졌다. 로슈가 최근 발표한 실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는 연간 매출이 약 1억 달러(1452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IPF 치료제로 승인된 약물은 에스브리에트와 베링거인겔하임의 '오페브'(닌테다닙) 뿐이다. 하지만 독성이 강해 초기 환자들의 치료가 제한되고, 섬유증 진행을 획기적으로 늦추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릭 시장이 열리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선 에스브리에트와 오페브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PF 시장 전망이 밝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IPF는 폐실질의 섬유화가 점점 진행되는 간질성 폐렴(ILD)의 일종이다. 폐섬유증은 서서히 진행되다가 급격히 악화하는 특징이 있어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약 40%에 불과하다. 희귀질환이지만 미국에서는 한 해 약 5만명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IPF 치료제 시장이 매년 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2030년 75억 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브릿지바이오는 'BBT-877' 임상에 풀(full) 베팅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구 레고켐바이오)로부터 도입해 자체 개발 중인 'BBT-877'은 경구용 오토택신 저해제다. IPF 등 다양한 섬유화 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규 표적 단백질 '오토택신'을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지난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50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는 성과를 냈지만 임상 1상 단계에 있던 잠재적 독성 우려로 1년 만에 기술반환됐다.

그럼에도 회사는 연구개발에 매진, 지난 2022년 7월 FDA로부터 환자 대상 임상 착수를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통지받고 환자 투약을 개시하는 등 글로벌 임상2상을 순항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인을 포함한 다국가 임상이라는 점, 약물 경쟁력이 있다는 점 때문에 한국 바이오텍임에도 환자 모집이 빠르게 이뤄졌다. 지난달 환자 투약 절차를 모두 마무리해 오늘 4월 톱라인 결과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근 미국 경쟁사가 IPF 신약 개발을 중단한 점도 'BBT-877'에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앞서 나스닥 기업 플라이언트 테라퓨틱스는 지난 7일 독립적인 자료 및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벡소테그라스트'(개발명 PLN-74809)'의 임상2b상 환자 등록 및 투약을 자발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분석에 따르면, 해당 임상 규모와 환자 모집이 충분히 진행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번 임상 중단의 주요 원인은 약물의 안전성 우려보다는 약효의 부족(study futility)에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브릿지바이오는 벡소테그라스트가 지난달 발표한 임상2a상 결과를 언급하며 "업계에서는 이번 임상 중단과 약효 소실 패턴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임상 결과를 보면, 약효가 점차 소실되는 흐름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약효 지표 관련 노력성 폐활량(FVC)의 수치가 초기 12주까지 양의 값을 보인 이후 점차 감소하며 24주차에 음의 값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반면 BBT-877은 임상시험의 중단 요소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자사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난달 22일 기준 BBT-877 임상 2상 등록 환자들의 24주 투약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 이달 10일 임상시험 참여 환자들의 24주차 FVC 측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며 "이는 IPF 환자들의 폐 기능 회복 가능성과 관련해 약물의 유효성을 평가할 중요한 데이터다. 향후 안전성 관련 지표와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향후 예정돼 있는 데이터 처리 절차 등을 계획대로 마무리 지어 오는 4월 톱라인 데이터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한층 우호적으로 조성된 사업개발 경쟁 환경에서 최선의 기술이전 성과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스브리에트와 더불어 오페브도 수년 내에 제네릭이 나오게 될 텐데, 이는 지난 2015년 허가받아 IPF 치료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제품들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이후엔 효력과 안전성 프로파일이 우수하면서도 특허 보호가 가능한 차세대 신약들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폐기능 회복 가능성과 더불어 안전성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BBT-877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상위 10개 빅파마 중 절반 이상의 기업과 CDA(기밀유지계약)을 체결하고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회사는 빅파마들과 1:1 사업개발 협의를 통해 실사 등 구체적인 절차들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이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기술이전 시점은 파트너사와의 협의 일정 및 의사결정 절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현재로서는 톱라인 데이터 도출 이후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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