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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해외 시장에 목매는 K-푸드

오피니언 기자수첩

해외 시장에 목매는 K-푸드

등록 2025.02.14 09:49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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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영업이익률 20%'의 주역인 불닭볶음면이 삼양식품을 키우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에선 흔치 않은 실적이다. 오리온 역시 작년 엉엽이익률 17.5%을 달성했다. 두 기업의 공통점은 해외 매출 비중에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전체에서 80%, 오리온은 65%에 달한다.

통상 식품기업은 영업이익률 5%만 넘어도 잘 번다고 본다. 실제 국내 18개 식품 상장기업의 2023년 연결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은 5.9%다. 국내 1위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의 작년 영업이익률도 5.8%, 삼양식품과 오리온을 제외하면 식품업계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내수가 큰 기업은 더 암울하다. 농심은 매출 3조원의 국내 1위 라면기업이지만, 작년 영업이익이 1631억원으로 매출 1조인 삼양식품(3442억원)보다 저조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3년 6.5%에서 지난해 4.7%로 떨어졌다. 제과기업 롯데웰푸드도 작년 영업이익률이 3.8%로 낮았다. 이들 기업은 각각 해외 매출 40%, 20% 수준을 유지했음에도 수익 방어에 실패했다.

영업이익률만으로 기업의 주머니 사정을 다 알 순 없지만,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표면적인 수익성 격차는 더욱 극명하다. 글로벌 식품 1위 기업인 네슬레는 2023년 영업이익률 16.7%, 오레오·허쉬 등 브랜드를 보유한 몬델리즈는 17.6%, 코카콜라는 무려 30%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년 연말·연초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올랐다. 식품업계에선 커피와 초콜릿, 빵, 음료 등 제품 가격은 물론 버거 등 외식 물가 인상 소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혼란스러운 정국을 틈 타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는 분위기도 조성된 듯하다.

올해도 정부는 예년과 같이 물가안정 기조를 분명히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 국내 주요 식품기업 대표 등을 만나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이 같은 정책 기조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협조를 구하는 식이지만, 업계는 사실상 가격 통제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는 식품업계 사정도 팍팍하다. 그동안 내부적으로 감내하며 경영 효율화를 통해 내실 중심의 사업 기조가 불가피했다. 그럼에도 매년 지속되는 전반위적인 물가 인상,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재료 값이 오르는 상황에 고환율이 겹치면서 부담이 쌓이고 있다.

정부도 부담 완화를 돕는다지만 역부족이다. 특정 수입 원자재에 대한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춰주는 할당 관세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해도 원·부재료와 인건비·공공요금 등 제조원가가 오르는 요인은 수십 가지다. 그동안 감내해온 비용 부담은 매년 누적됐고, 임직원 처우 개선과 연구개발 투자, 기업의 재무건전성과 배당 등을 위한 여유 자금 마련도 여의치 않다.

결국 식품기업의 시선은 해외로 향한다. 인구감소와 고물가로 내수가 침체한 상황에서 좁은 땅의 파이 나누기가 큰 반등을 일으키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욱이 올해 출범한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위협을 앞두고 정부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럼에도 세계는 넓고 K-푸드의 진가는 빛 발하니, 정부 감시망을 피해 해외에 목맬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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