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세법 개정안 지난달 시행, 절세계좌 이중과세 발생'원천징수 후 인출·계좌 만기 시 세금 부과에 투자자 반발ISA는 세법 시행령 바꿔 7월 적용···연금계좌는 내년 예상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외국에 납부한 세금(외납세액)에 대한 이중과세 논란 이후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증권사 영업점에는 "세금을 그렇게 떼면 어떡하냐"는 투자자 불만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 증권사 영업점 관계자는 "이달 초 업무가 마비되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이중과세 관련 민원이 하루 2~3건은 꾸준히 들어온다"며 "정부 정책은 증권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제도 개선까지 기다려달라며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기획재정부 세법 개정안 시행으로 외납세액 공제 방식이 개편되면서 발생했다. 그간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펀드에서 배당금이 발생하면 현지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은 국세청이 먼저 내주고, 나중에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들에게 분배금을 지급할 때 국내 세율로 원천징수하는 '선(先) 환급 후(後) 징수' 방식으로 과세가 이뤄졌다. 지금까지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통해 배당금을 받을 때 자산운용사가 미국에 낼 배당소득세 15%를 국세청이 먼저 14%(국내 세율)까지 환급해 줬다. 이후 국세청이 14%를 투자자 배당금에서 원천징수하는 방식이었다. 배당금 지급까지 나타나는 복잡한 과세 구조 탓에 투자자들은 그간 배당금과 관련한 세금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1월 1일부터 국세청이 외납세액을 대납하지 않고 차액분만 국내에서 과세하는 것으로 제도가 개편되면서 연금계좌나 ISA 등 절세 계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의 반발이 나타났다. 연금계좌 내 해외 펀드에서 배당을 받는 경우 미국에서 15% 배당소득세를 떼고, 계좌에서 연금을 인출할 때 3~5% 연금소득세를 또 부담해야 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펀드 배당금에 대해서는 연금을 개시했을 때 연금소득세를 한 번만 내면 됐다. 아울러 배당금을 받을 때마다 미국 세율로 원천징수된 뒤 지급되기에 과세 이연 효과도 없어졌다.
ISA 계좌도 해외에서 배당소득세가 원천징수된 뒤 만기 때 비과세 범위(일반형 200만원)를 초과한 소득에 대해 9% 분리과세되는 세금이 부과된다. 절세 계좌가 아닌 일반 계좌의 경우 제도 개편 전후로 받는 분배금은 차이가 없다. 기재부는 이 제도를 당초 2023년 제도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이 미뤄지며 2년 뒤인 올해부터 적용했다. 제도가 지난달 시행됐기에 월배당을 시행 중인 해외 배당주 ETF의 투자자는 현재 이중과세된 상태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절세 계좌를 이용하던 투자자들에게 이중과세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대표 배당 ETF인 '슈드(SCHD)'를 본떠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만든 ETF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이날 코스콤 체크를 보면 미국 배당주 ETF 중 가장 순자산 규모가 큰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는 지난 한 주간 순유출된 자금이 520억원에 달해 순유출 규모 상위 8위에 올랐다.
투자자 불만이 극에 달하자 정부는 한 발 물러섰다. 우선 ISA에 대해선 펀드별 외납세액을 집계한 뒤, 만기 때 최종 부과되는 세금에서 공제해 이중과세를 하지 않기로 했다. 세부적인 기준은 올해 상반기 중에 금융투자업계와 기재부가 논의를 거친 뒤 방안을 만들고 이를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ISA는 세법 시행령 개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연금계좌는 법 개정이 필요해 연내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이중과세 문제를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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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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