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21일 금요일

  • 서울 -7℃

  • 인천 -8℃

  • 백령 -3℃

  • 춘천 -11℃

  • 강릉 -6℃

  • 청주 -6℃

  • 수원 -8℃

  • 안동 -9℃

  • 울릉도 -1℃

  • 독도 -1℃

  • 대전 -7℃

  • 전주 -4℃

  • 광주 -3℃

  • 목포 -2℃

  • 여수 -1℃

  • 대구 -4℃

  • 울산 -3℃

  • 창원 -2℃

  • 부산 -1℃

  • 제주 1℃

유통·바이오 트럼프 의약품 관세 폭탄 선포···'시밀러·톡신' 대미수출 비상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트럼프 의약품 관세 폭탄 선포···'시밀러·톡신' 대미수출 비상

등록 2025.02.19 13:37

수정 2025.02.19 16:14

유수인

  기자

공유

美 수입 국산 바이오의약품 비중 94% 셀트리온·휴젤 대응 中···"시밀러는 배제될 수도" 유한양행·SK바이오팜 "해외서 생산 중, 타격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25%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보툴리눔 톡신 등 국산 바이오의약품은 대미 주요 수출 품목으로 꼽히고 있어 기업들도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에 대해 "25% 혹은 그 이상에서 시작,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이라고 직접적으로 밝히며 외국 제약사를 압박했다. 발표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공장 설립 시 무관세"라는 회유성 발언도 덧붙였다.

의약품은 의료 서비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필수 소비재로 분류되기 때문에 관세 부과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관세 부과로 가격이 높아지면 미국 내 환자들의 부담이 커지며 치료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재정 확보와 제조업 확대를 위해 미 국민 건강을 담보로 이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의약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하는 품목 중 5번째로 규모가 큰 것이 의약품이다. 반대로 미국 수출 품목 중 의약품은 6번째로 규모가 크다.

UN 무역통계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의약품 943억 달러(135조8957억원)를 수출하고 2126억 달러(306조3770억원)를 수입해 1180만 달러(170억498만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의약품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305억 달러(43조9535억원) 늘었다.

현재 미국은 유럽, 인도, 중국 등에서 상당한 규모의 의약품을 수입하고 있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은 아직 1.87%에 불과하지만 규모는 커지고 있다. 작년 기준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의약품은 39억8000만 달러(5조7355억원)로 전년(26억2000만 달러) 대비 13억6000만 달러(1조9599억원) 증가했다.

반대로 한국 입장에서 미국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이자 주요 수출국이다. 그중에서도 바이오의약품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한국산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달한다.

수출을 견인하는 바이오의약품으로는 바이오시밀러, 보툴리눔 톡신, 신약 등이 있다.

'짐펜트라', '유플라이마' 등 신약 및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영위 중인 셀트리온은 일찍부터 현지 위탁생산(CMO) 업체를 통해 9개월치 재고를 미리 쌓아뒀다. 추가 생산 가능 물량도 확보한 상태다.

또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는 원료의약품(DS)을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미국 내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이다. 다만 현지 공장 건설은 의약품 관세 부과 여부 추이에 따라 결정하기 위해 상반기 중 투자 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다방면으로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미국 현지 CMO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대응에 나섰다.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추이를 보는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의약품 관세가 트럼프의 약가 인하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만큼 바이오시밀러, 희귀질환 치료제 등 일부 제품에 대해선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바이오시밀러는 제외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밀러의 장점은 가격경쟁력인데, 관세 부과시 제품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약사 관계자도 "미국 내 필수의약품이기에, 관세 부과 가능성이 낮은 편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미국 내 시장에서도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라 알리글로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더욱 낮은 편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난 12일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의약품 등 일부 품목은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며 "실제 의약품 관세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관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관세 리스크가 높은 분야는 보툴리눔 톡신 등 미용의료 쪽이다. 국민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는 현재 미국에서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미용 시장 분야 매출 2위를 기록 중이다. 나보타 생산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제약단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웅제약 측은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휴젤은 아직 미국 시장 진출이 이뤄지기 전이어서 당장 큰 여파는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휴젤의 보툴렉스(미국 제품명 레티보)는 지난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마치고 하반기 수출 물량 선적을 완료했다. 추가 선적 물량은 강원도 춘천시 소재 거두공장에서 이뤄진다.

회사 측은 "아직 시장 진출 시점을 보고 있는 단계이다. 관세도 아직 정해진 게 없어서 구제적인 내용과 시장 점유율 등에 따라 (관세) 영향이 달라질 것 같다"며 "당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다만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 상황은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 항암 신약 '렉라자'와 뇌전증 신약 '엑소코프리'를 판매하고 있는 유한양행과 SK바이오팜도 관세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한양행 측은 "렉라자의 미국 판권은 얀센이 가지고 있어 생산과 공급을 모두 그쪽에서 한다. 국내 생산만 유한화학공장에서 맡고 있어 큰 타격은 없다"며 "원료의약품 수출도 유럽 비중이 크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 측은 "엑소코프리는 국내에서 원료를 보내 캐나다 현지 CMO가 생산하고 있다. 대신 캐나다산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 이슈도 있기 때문에 여러 시나리오를 짜놓고 대응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하나의 공장에만 생산을 맡기는 건 안전성 우려가 있다. 이미 여러 업체에 대한 리스트업은 해 놓은 상태"라면서도 "(관세 정책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는 중"이라고 부연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