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3월 12일 수요일

  • 서울

  • 인천 4℃

  • 백령 7℃

  • 춘천 2℃

  • 강릉 10℃

  • 청주 6℃

  • 수원 5℃

  • 안동 3℃

  • 울릉도 8℃

  • 독도 8℃

  • 대전 5℃

  • 전주 5℃

  • 광주 3℃

  • 목포 6℃

  • 여수 6℃

  • 대구 6℃

  • 울산 6℃

  • 창원 6℃

  • 부산 7℃

  • 제주 9℃

산업 리밸런싱 1년...SK '형제경영' 더 빛났다

산업 재계

리밸런싱 1년...SK '형제경영' 더 빛났다

등록 2025.03.11 13:16

정단비

  기자

공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체질 개선'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리더십 강화사업 최적화와 재무 안정성 확보

리밸런싱 1년...SK '형제경영' 더 빛났다 기사의 사진

"최근 경영 환경은 대내외적 불확실성 커지면서 어려워지고 있는데, SK그룹은 발빠르게 선제적인 대응을 했다고 봅니다."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을 두고 업계에서 나오는 평이다. 작년 초 SK그룹이 리밸런싱 작업을 처음 꺼내들었을때까지만 하더라도 'SK가 과도한 투자 및 확장으로 헛발질하다 힘들어진 것 아니냐' 등 각종 의구심 어린 시선들로 이어졌었다. 그러나 1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는 혜안이 있었다고 평가된다.

특히 SK그룹의 남다른 경영 문화인 '따로 또 같이', 즉 형제 경영이 리밸런싱에서도 빛을 발했다는 풀이다. 어려운 시기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자신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에게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리를 맡겨 오너가 경영체제를 더욱 견고히 했고 그로 인해 그룹 리밸런싱 작업에도 속도를 붙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이 그룹 내 사업을 점검 및 최적화는 리밸런싱 작업을 공식화하고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작년 4월로, 1년가량 경과했다.

리밸런싱 작업의 핵심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다. SK그룹은 각종 인수합병(M&A) 및 투자 등을 통해 외형을 키워왔다. 이로 인해 일부 중복된 사업이 발생하기도 했고 비대해진 덩치 만큼 기민성을 잃었다. 이에 사업 재정비를 꺼내든 것이다.

이는 최 의장이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게 된 직후 내민 카드이기도 하다. 최 의장은 재작년 인사를 통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신규 선임됐고 작년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최 회장이 그룹 내 '넘버 2' 자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자리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신의 사촌 동생을 앉힌 것이다.

'따로 또 같이'는 SK그룹의 고유 문화이기도 하다. 이들은 SK라는 한 지붕 아래 각자 영역에서 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또 같이' 뭉쳐야한다는 판단이 녹아들면서 '형제 경영'을 통한 오너가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최 회장의 뜻과도 궤를 같이 한다. 리밸런싱 카드를 꺼내들기 직전인 지난 2023년 최 회장은 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를 7년 만에 다시 화두로 올렸다.

최 회장은 당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맞닥뜨린 경영 환경을 엄중히 바라본 것이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올해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 환경을 보면 국내는 탄핵 정국으로 어지럽고 글로벌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으로 안갯속과 같다. 주요 기관들의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에도 못 미칠 정도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한데에는 그간 양적 성장을 거듭해오던 가운데 일부 업황의 경우 부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되기도 하는 등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최창원 의장의 판단이 있었고 이는 결국 최태원 회장의 뜻과도 맞았기 때문"이라며 "불확실성이 커진 경영 환경 속 오히려 오너가 경영 체제를 단단히 하면서 내실 다지기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밸런싱 작업으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외형이다. 실제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병하고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를 매각하는 등 그룹 내 계열사간 합병, 매각 등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소속회사(계열사등) 현황' 기준 SK그룹의 소속회사 수는 작년 5월 219개에서 올해 2월 205개로 감소했다. 올해 추가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시 소속회사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산 매각 등으로 인해 확보된 현금은 재무건전성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45%에서 2024년 3분기 125%로 17%포인트(p) 낮아졌고 순차입금은 같은 기간 84조2000억원에서 76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외형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조직 분위기도 쇄신되어 가고 있다. SK그룹의 올해 신규 선임 임원은 총 75명으로 전년대비 7명 줄였다. 이는 2022년 164명, 2023년 145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으로 슬림화됐다. 또한 임원들은 주말 출근으로 비상경영 모드에 돌입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리밸런싱 및 '운영개선(O/I·Operation Improvement)'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시작된 'O/I 1.0'이 비용을 줄여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하는 것이었다면 현재 진행형인 'O/I 2.0'은 제조나 마케팅 등 운영 역량을 제고해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둘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부채 및 재무 구조 개선 등은 지난해부터 중점적으로 추진된 리밸런싱 작업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올해 역시 리밸런싱 작업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