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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가랑비에 옷 젖는다'···삼성전자, TV·스마트폰·D램 점유율 다 줄어

산업 전기·전자

'가랑비에 옷 젖는다'···삼성전자, TV·스마트폰·D램 점유율 다 줄어

등록 2025.02.25 12:18

수정 2025.02.25 13:26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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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사업 지난해 모두 부진스마트폰·D램은 2개년 연속↓인적 쇄신 등 통해 타개 시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TV, 스마트폰, D램 등 삼성전자 주력 사업들의 시장점유율이 모두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자신있어 하고 잘하던 사업들이었지만 나란히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이는 작년부터 삼성전자를 둘러싼 위기설의 단면으로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삼성전자가 다음달 1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금융감독원 공시를 통해 올린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TV, 스마트폰, D램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2024년 기준 삼성전자의 TV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기준 이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금액 기준)은 28.3%로 2023년 30.1% 대비 1.8%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공개한 2024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TV 사업을 담당하는 VD 사업부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2% 늘었다.

영업이익은 VD 사업부와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DA 사업부 합산으로만 공개하는데 이들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삼성전자는 당시 VD 사업 실적과 관련해 "전반적인 TV 시장 수요 정체와 경쟁 심화에 따른 제반 비용 증가로 수익성은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던 것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다소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스마트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가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의 자료를 활용해 올린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점유율은 2022년 21.7%에서 2023년 19.7%로 줄었고 2024년은 18.6%로 더 떨어졌다. 2년 연속 시장점유율이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 조사에서도 삼성전자는 2년 연속 애플에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내줬던 바 있다. 작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와 애플이 18%로 같았지만 출하량은 삼성이 2억2290만대, 애플이 2억2590만대로 근소하게 삼성을 앞질렀다. 삼성전자는 작년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출시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1위 자리를 되찾아오진 못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 사업부 실적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작년 기준 MX 매출액은 전년대비 5% 증가한 반면 네트워크(NW) 사업부를 합산한 MX·NW 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도 9.03%로 전년(11.57%)보다 감소했다.

D램의 시장점유율도 2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D램익스체인지 자료를 활용해 공개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2022년 43.1%에서 2023년 42.2%, 2024년 41.3%로 하락 곡선을 그렸다.

특히 D램 부진은 삼성전자에게 가장 뼈아픈 대목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그간 메모리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었다. 그러나 작년 AI 시대와 함께 개화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고 그 파장은 컸다. 메모리 시장 회복이 HBM을 통해서만 이뤄졌고 범용 메모리는 회복이 더뎠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검증)를 좀처럼 통과하지 못한 채 고전을 지속했고 실적은 시장의 실망감만 안겨줬다. 이에 이례적으로 경영진이 실적 부진과 관련한 사과문을 남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끝내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처음으로 뒤처지는 결과를 낳았다.

전반적인 사업부의 부진은 삼성전자 지난해 전체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300조8709억원, 영업이익 32조7260억원을 거둬 역대 두 번째로 연간 매출 300조원대를 달성했다. 그러나 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매출액 75조7900억원, 영업이익 6조49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시장은 당초 영업이익 전망치를 10조원대에서 7조원대로 하향 조정했었고 삼성전자의 실제 영업이익은 조정한 기대치도 충족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에서도 이에 지난해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DS 부문장을 교체하고 작년 연말 인사에서도 메모리 사업부장과 파운드리 사업부장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시도했다. 또한 올해 신규 사내이사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 연구소장(사장)을, 신규 사외이사에 반도체 전문가 이혁재 서울대 교수를 내정하며 반도체 전문가들을 앞세웠다.

삼성전자는 또한 이달 말부터 4월까지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기치 교육'을 삼성 전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은 9년 만으로 그만큼 삼성도 그룹 전반을 둘러싼 위기를 인식하고 타개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삼성을 둘러싼 위기설들이 수치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에서도 인적 쇄신을 비롯해 최근 임원 소집 특별 세미나 등을 하는 것도 현 상황들을 타개하려는 시도들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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