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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1500원 코앞' 비상걸린 환율···성장률 '0%대' 공포 덮쳤다

금융 금융일반

'1500원 코앞' 비상걸린 환율···성장률 '0%대' 공포 덮쳤다

등록 2025.04.09 10:30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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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전쟁 격화에 원화 가치 '뚝뚝'CE·JP모건 등 성장 전망치 줄하향수출·투자·소비 '트리플 하방 압력'

'1500원 코앞' 비상걸린 환율···성장률 '0%대' 공포 덮쳤다 기사의 사진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한국 경제 전반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통상환경이 악화되면서 경제성장률이 1%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과 투자 위축, 소비 둔화가 겹친 구조적 위기를 지적하며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부터 모든 국가의 대미 수입품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한국시간으로 오늘(9일) 오후 1시 30분 상호관세를 발효한다. 한국산 제품에는 25%의 상호관세가 부과돼 대미 수출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충격이 가시화되기도 전에 이미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모양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0원선에 근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9일 오전 2시 1479.0원에 야간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3월 13일 1483.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치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에서도 매일 신고가를 갈아 치우고 있다. 지난 8일(종가 1473.2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원·달러 환율은 9일 1484.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은 미중 관세전쟁 리스크 고조와 위안화 약세에 연동돼 금융위기 이후 최고점 갱신을 예상한다"며 "백악관이 대중국 104% 관세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밤사이 역외 위안화 환율이 폭등했고, 원화에겐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물가 상승 불가피···수출 성장도 '절벽'


환율이 급등하면서 경제의 하방 압력이 크게 확대되는 모양새다.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면 실질임금이 낮아지고, 이는 소비여력 약화로 이어진다. 기업들의 수익성도 생산비용 증가 영향으로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외국인 자금 이탈,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외환보유액 방어 부담 증가 등 금융시장도 크게 흔들리게 된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지난달 26일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9%로 추가 하향 조정했다. 앞서 0.9%를 제시했던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일주일 만에 0.7%까지 낮췄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일 보고서를 내고 "예상보다 큰 폭의 미국 관세 인상을 비롯해 국내 정책 환경과 대외 악재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인상과 하반기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수정 전망을 반영하면 연간 실질 수출과 제조업 GDP 성장률이 거의 정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적 수출액은 1016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했다. 주요 10개 수출품목 가운데 수출이 증가한 건 정보통신기기(7.3%)와 반도체(2.2%) 뿐이다. 특히 2월만 놓고보면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한 98억달러에 그쳤다.

수출은 한국 GDP의 약 절반(43.9%)을 차지하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대미 수출 비중(2022년 기준)은 15%에 달한다. KDI는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그동안 높았던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면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며 미 통상정책 관련 불확실성 증대로 앞으로 수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간 이어진 내수 침체의 여파로 서울 시내 상권 곳곳에는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은 빈 점포들이 늘고 있다. 이는 국내 소비와 민간경기 활력이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1.8p 하락한 93.4로, 체감 경기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전문가 "제로 성장률 가능성 높다...선물환 거래 지원해야"


고금리와 물가 부담 속에 가계의 지갑이 얇아진 데다 수출 부진까지 겹치면서 민간소비 증가율도 둔화되고 있다. 대내외 리스크 관리와 과감한 경기 부양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올해 성장률이 사실상 제로(0%)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대미국 수출 반사이익, 대중국 등의 중간재 수출 감소, 상호관세의 직접적인 영향 등 세 가지 파급경로를 반영한 성장률은 0.57%포인트(p)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산가능일반균형(CGE) 모형을 활용하면 0.65%p~0.90%p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가미래연구원의 기존 전망치(1.67%)를 기준으로 0.77%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또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기업의 생산단가가 높아지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전이돼 내수가 위축된다"며 "기준금리는 더 이상 인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고, 원재료 도입단가가 높아지지 않도록 선물환 거래 등을 적극 지원하는 방식으로 성장률과 환율을 방어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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