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 754건으로 전년 비 32.7% 증가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 및 거래량 부족 등에 따른 원인 발생한국거래소, 투자경고종목 지정·유동성 공급 등 시장 조치 시행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 개장(오전 9시) 전까지 등록된 ETN 괴리율 초과 공시 건수는 75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568건) 대비 3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TN은 2014년부터 도입, 원자재나 주가지수 등 기초자산의 가격 변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한 채권 형태의 상품(파생결합증권)이다. 채권과 원자재, 통화, 주식 선물 등에 투자해 해당 상품가격이 오르면 수익률도 따라 오르는 구조다.
ETN괴리율은 시장가격과 지표가치(IV)의 차이를 말한다. 괴리율이 양(+)의 수로 커졌다는 것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음(-)의 경우는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국내자산으로만 구성된 기초지수를 이용하는 ETN은 괴리율 1% 초과 시, 해외자산이 포함된 기초지수를 이용하는 ETN은 괴리율 2% 초과 시 공시를 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중 499건(중복 포함)이 레버리지, 인버스, 곱버스 등 투자위험이 높은 상품이다. 레버리지는 가격 변동에 2배, 인버스는 지수 가격 변동에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며, 곱버스는 인버스 상품 수익률에 2배의 레버리지를 적용한다. 특히 배수를 따르는 ETN은 ±60%까지 상, 하한가가 존재해 괴리율에 대해 더 예민하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매매 위주의 ETN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했고,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오르락내리락 하자 기초자산 지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옵션 계약 기반 변동성을 측정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52.24%로 마감했다. 2020년 4월 초 이후 최고치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코스피가 5% 넘게 급락한 지난 7일 블랙먼데이(2024년 8월5일) 이후 최고치인 44.23을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량 적은 종목도 초과 대상이 됐다. 지난 14일 'KB레버리지 FANG 플러스ETN'은 장 초반 개인의 1주 체결로 52%까지 폭등했다가 유동성이 공급되며 오전 9시 20분에 4%대로 안정화됐다. 이날에도 거래 부진에 따른 공시가 보였다. NH투자증권은 'N2 전력인프라 Top5 ETN'에 대해 ETN 거래부진으로 1.69% 저평가되는 음(-)의 괴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하루 동안 거래건수가 50건도 안 되는 ETN 상품은 269개에 달한다. 유동성이 적은 상품의 경우 해외시장 혹은 국내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호가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소수의 거래만으로도 가격 변동 폭이 크게 발생한다.
이뿐만 아니라 해외지수 및 원자재 ETN에서도 초과 공시가 많았다. 해외자산을 기초로 하는 ETN은 개장 시간에 따라 시차가 존재하는데 한국거래소 개장 시간과 기초지수 거래소의 개장시간이 일치하지 않거나 해외거래소 휴장 시 ETN의 종가와 지표가치 종가 사이에 시차로 인해 괴리율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괴리율이 지나치게 확대되면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제106조의4에 따라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등 시장 조치를 진행한다. 투자유의종목 지정 시 단일가매매나 거래정지가 적용된다.
또한 유동성 부족에 따라 스프레드 비율이 크게 벌어진 종목은 유동성 공급자(LP) 제도를 통해 시장에 개입해서 호가를 제시하는 등 시장 실패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한다.
최근 초과 공시가 잇따른 만큼 전문가들은 괴리율이 클 때는 투자에 유의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ETN 시장가격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돼 형성되는 것이나 결국 지표가치에 수렴하게 된다"며 "기초자산의 가격이 기대만큼 상승하지 않거나 하락한다면 큰 손실은 불가피할 것,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웨이 김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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