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교체 카드에도···주주신뢰 회복 여전히 '과제'금감원 정정요구 1회·자진정정 5회···총 6회 정정공모자금 1000억원 축소···추가 축소 가능성 잔존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지난 24일 제출한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담긴 정정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지난 8일부터 발생했다고 밝혔다. 1차 유상증자 발행가는 주당 7540원으로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151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차바이오텍이 발표한 2500억원의 유상증자 규모에서 1000억원이 줄어 기존 자금에 60% 정도에 그치는 규모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 12월 시가총액의 40% 규모에 달하는 2500억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차바이오텍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R&D(연구개발)자금으로 1000억원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러지와 차헬스케어 출자자금으로 1100억원 ▲판교 제2테크노밸리 CDMO GMP 신규시설 건축비용으로 200억원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차바이오텍 소액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상증자에 제동이 걸렸다. 차바이오텍 소액주주들은 차바이오텍의 실적 부진과 뚜렷한 연구 개발 성과가 없는 점,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이 자회사로 흘러 들어가는 점 등을 이유로 유상증자에 반대했다.
주주들의 반발에 이어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중요사항의 기재와 표시 내용이 불분명 등 미흡한 점을 지적하며 차바이오텍의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차바이오텍은 유상증자 규모를 1800억원으로 줄인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했다.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 1회 이후 자진정정 5회를 거치면서 차바이오텍은 총 6회의 증권신고서 수정을 거듭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9일 차바이오텍에 유상증자 발행금액 20% 이상 변경 등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유상증자가 난항을 겪으면서 차바이오텍은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표를 교체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보였다. 기존 오상훈 차바이오텍 대표 대신 최석윤 메리츠증권 고문 대표를 영입해 재무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주주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지난 31일 열린 차바이오텍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주총에서 주주들은 유상증자 단행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차바이오텍의 유상증자 최종 발행가는 오는 5월 30일에 확정될 예정이다. 1차 발행가보다 2차 발행가가 낮게 결정될 경우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1000억원 감소된데 이어 더 축소될 수 있다.
자금 조달 규모가 줄어드는 데 반해 차바이오텍이 계획한 투자 금액은 늘었다. 지난 15일 공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차바이오텍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 CDMO GMP 신규시설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기존 투자금액 55억2500만원에서 58억125만원으로 3억원 가량 확대했다. 또 자회사 차헬스케어에 조달할 단기대여금도 113억원 추가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감소했지만 이를 투입할 곳은 늘어난 셈이다.
한편, 차바이오텍의 주가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지난해 12월 큰 폭으로 하락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차바이오텍의 평균 주가는 1만214원으로 지난해 동기(1만7099원) 대비 40.27% 급감했다. 지난 9일에는 9260원에 거래되며 1만원 선 아래로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고 이후 반등해 1만원 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웨이 김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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