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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여전히 더 비싼 변동금리...장기고정금리 활성화 "지금이 적기"

금융 은행

여전히 더 비싼 변동금리...장기고정금리 활성화 "지금이 적기"

등록 2025.04.29 14:32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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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도 변동금리 요지부동···역전 현상 지속실효적인 금융안정 열쇠는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고정금리 확산 위한 리스크 관리·자금조달 체계 과제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기준금리가 내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출 차주들은 어떤 금리 유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지 복잡한 셈법에 직면한 상황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경기 안정과 가계부채 질적 개선을 위해 지금이 장기고정금리 활성화의 적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고정금리(혼합형)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변동금리 대비 약 0.7%포인트(p)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07~5.59% 수준으로, 5년물 고정금리(3.38~5.04%)를 크게 웃돌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2.84%)로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을 고려하면 일반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인하돼 연 2.75%까지 낮아졌다. 이는 물가 상승세 둔화와 경기 둔화를 반영한 조치로, 한국은행은 연내 두 차례 이상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하기에도 변동금리가 더 높은 배경에는 시장금리와 정책 요인이 모두 깔려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단기 자금을 저리로 조달해 운용하는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를 더 낮게 책정한다. 반면 만기 5년 이상 장기인 고정금리 대출에는 금리 변동 리스크를 고려한 가산금리가 붙어 금리가 높아진다.

그러나 현재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높다. 이는 은행채 5년물 등 장기채권 금리의 하락 속도가 예금금리 기반의 코픽스 하락보다 빨랐던 데다 은행들이 변동금리 상품의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했기 때문이다.

고심 깊어지는 차주들···"장기 대출은 고정금리가 낫다"


이에 따라 주담대를 신청하려는 차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면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게 맞지만 단기적인 금리경쟁력은 고정금리가 더 높아서다. 국내 장기 시장금리는 경기 상황, 물가 등 대내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일반 금융 소비자가 이를 예측해 대출 유형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시장 안팎에선 대출을 오래 가져갈 차주라면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에 대비해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현재의 저렴한 고정금리를 활용해 이자비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편이 낫다는 얘기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정책모기지(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 등)처럼 정부 보증이 들어간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제외하면 시중은행 민간 부문에서 순수 고정금리로만 이뤄진 주담대 잔액 비중은 약 2.5%에 불과하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 상승기에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으면 가계의 이자부담 급증으로 소비 위축 등 부작용이 크다"며 "장기 고정금리 대출 확대는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와 경기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당국도 은행권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표준 모델 도입을 예고하는 등 고정금리 대출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금융당국은 변동금리 쏠림이 가계부채 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고 보고 은행권에 자체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을 높일 것을 권고해왔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를 개선해 금융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으면 금리 상승 시 차주의 이자부담 급증으로 가계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부실 위험이 커진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를 때 변동금리 차주의 소비는 2.2% 감소하지만 1%p 내릴 때 소비 증가는 0.1%에 그쳤다.​ 우리나라처럼 가계부채 수준이 높고 통화정책 대외변수 고려가 필수적인 상황에서는 장기고정금리 대출이 적합하다는 얘기다.

이에 은행들도 변동형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하고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고정금리 대출 유도에 나서고 있다. 다만 금리 변동에 취약한 장기 고정금리 대출을 늘릴수록 자산·부채의 만기 관리 및 금리 위험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리스크다.

장기 고정금리, 은행권엔 부담···"제도적인 위험관리 필요"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커버드본드(담보부 채권) 발행 확대와 금리스와프 활용 등 다양한 헤지 수단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장기 커버드본드에 대한 지급보증 서비스를 통해 은행이 보다 낮은 금리로 장기 자금을 조달할 길을 열어준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지금이 주담대 대출 공급 방식을 바꿀 적기"라며 "다만 은행이 장기 고정금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위험관리 수단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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