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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한 발 물러선 트럼프···현대차·기아 숨통 트이나

산업 자동차

한 발 물러선 트럼프···현대차·기아 숨통 트이나

등록 2025.04.30 13:45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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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부품 관세 2년간 감면 결정미국 내 조립 부품 관세 경감 조치현대차·기아 조립 비용 절감 기대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부담을 한시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의 부품 관세 부담을 2년간 줄여주는 것이 주요 골자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데 2만여개 부품이 들어가는데, 이를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완성차 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조립하는 자동차 부품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조달해온 현대자동차·기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관세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 포고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완성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사실상 25%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

미국은 지난 3일부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 관세는 내달 3일부터 자동차 부품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치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한 관세를 1년간 줄이고, 이듬해에는 10%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한 관세를 줄일 것을 지시했다.

이에 미국은 1년간 차량가액의 3.75% 만큼 관세를 상쇄(Off Set) 해줄 방침이다. 3.75%는 차량가액의 15%에 적용되는 25% 관세를 계산해 산출됐다. 1년 후에는 차량가액의 10%에만 할인 혜택이 적용돼 전체 상쇄액은 2.5%로 줄어든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서 발효된 25% 자동차 관세와 관련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중첩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정책의 목적이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 부흥인 만큼 완화 정책은 미국 완성차 업체 외에 해외 업체들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업계는 그간 고관세 정책을 고집해온 트럼프 정부가 자동차 부품 관세 완화에 나선 것은 고율 관세로 인해 자국 자동차 업계의 피해를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업체 역시 해외에서 부품을 수급하고 있어 부품 관세가 부과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에서 지난해 판매된 자동차 중 절반가량이 해외에서 수입한 것이다. 또 일부 인기 차종의 부품 중 약 70%는 캐나다 등 해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보스턴컨설팅그룹(GCG)은 자동차 관세로 인한 업계의 생산 비용이 연간 최대 1600억 달러(약 23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사들은 이번 트럼프 행정부 조치에 한시름 덜게 됐단 입장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산 자동차 부품 중 판스프링과 서스펜션 부품, 범퍼 부품 등 22개 품목이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50% 관세를 부과 받을 전망이었으나 이번 조치로 우려를 덜게 됐다.

현대차·기아도 관세 부담을 한결 덜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71만대 중 70만대를 현지에서 생산했는데 부품 대부분은 해외에서 조달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부품 현지화율은 각각 12.2%, 19.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입차에 대한 25% 관세는 여전히 유지되는 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과 현지 생산 확대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현지 재고분과 관세 자체 부담 방식으로 6월까지 미국 내 자동차 가격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증권은 이에 현대차·기아의 연간이익 감소 폭이 각각 3조4000억원, 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24일 1·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관세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등 포괄적으로 부과될 예정이기 때문에 공급망 전 영역에서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부품 소싱 및 물류까지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을 수립하고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및 HMGMA의 생산 효율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도 지난 25일 1·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기본적으로 관세 대응 전략은 미국 생산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하는 구조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물량은 캐나다, 멕시코 등 타 권역에도 수출하지만, 미국 내 물량 소화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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