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의 독주, 카드결제금·MAU 성장 지속배민, OTT 서비스 외부 제휴·퀵커머스 사업 확장'본사 이전' 요기요, 혜택 강화···땡겨요, 할인 확대
14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올해 3월 월간 카드 결제금액은 59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2981억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은 87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102억원)보다 13% 줄었다. 요기요는 41.7% 감소한 802억원으로 나타났다.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역시 성장세다. 지난 4월 쿠팡이츠의 MAU는 100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684만명)보다 56.3% 증가한 수다. 반면 이 기간 배민의 MAU는 2175만명으로 작년 동기(2174만명)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쿠팡이츠의 질주는 멈추지 않고 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업계 선두로 도입하고 시장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같은 해 4월 요기요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선 뒤 배민과의 격차를 좁히며 바짝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1위 배민은 무료배달 도입 후 유료 멤버십 '배민클럽'을 내놨으나 수익 악화는 막지 못 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매출이 4조32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8.4% 줄어든 6408억원을 기록했다. 요기요는 영업손실이 431억원에 달했다.
무료배달은 주문 건수가 증가할수록 매출이 늘지만 비용도 같이 불어나는 '출혈경쟁' 구조다. 무료배달을 위해 플랫폼이 소비자 부담 배달비를 대신 지급해야 해서다. 쿠팡이츠의 경우 쿠팡의 자금력과 배송·동영상서비스(OTT) 등 연계 혜택, 충성고객 와우회원과 같은 강점이 있으나 배민과 요기요는 수익 개선 및 소비자 유입 등을 위한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
이에 배민은 최근 OTT 플랫폼 티빙과 협업하며 혜택 강화에 나섰다. 배민클럽 가입 시 티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이달 중 내놓을 계획이다. 이는 배민의 유료 멤버십 기반 첫 외부 제휴 사례다. 이를 통해 쿠팡이츠의 연계 서비스 쿠팡플레이에 대항할 것으로 보인다.
배민은 상품을 1시간 이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사업도 강화 중이다. 장보기 서비스 B마트는 약 1만개 품목을 취급한다. 수도권 지역에서 70여개의 물류센터(PPC, Picking Packing Center)를 운영하고,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과 협업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택배 배송 서비스 '대용량특가'를 '전국특가'로 전환해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요기요는 최근 서초구 마제스타시티를 떠나 강남구 역삼823빌딩으로 본사를 이사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역삼은 요기요가 초창기 성장했던 상징적인 지역으로 6여년만의 복귀다. 요기요는 고객 접점에서 실행력을 높이고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요기요의 본사 이전은 차별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앞서 요기요는 외부 제휴로 혜택을 키워온 바 있다. 지난해 네이버멤버십 플러스와 토스, 신한카드 등과 협업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한 고객에게 유료 멤버십 '요기패스X' 이용 혜택을 제공했다. 올해는 프로야구단 SSG랜더스와 제휴해 SSG랜더스필드 내 식음료 매장 포장 서비스를 단독 입점했다.
배달앱 3사의 차별화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공공 배달 서비스 '땡겨요'도 시장에 참전했다.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매출 및 이익 증대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상생 배달앱이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작년 배달 상생협의체를 통해 정한 매출 구간별 중개 수수료 2.0~7.8%를 받는 반면, 땡겨요의 중개 수수료는 2%, 입점비용·광고료 등은 받지 않는다.
땡겨요는 최근 서울시와 협업해 최대 30% 할인을 제공하는 '서울배달플러스 가격제'를 도입했다. 배달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업종을 중심으로 가맹점주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우선 bhc·BBQ·굽네치킨 등 18개 프랜차이즈와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입점을 유도 중이다.
소비자는 서울배달플러스 땡겨요를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 전용 상품권(15%), 땡겨요 할인 쿠폰(5%), 프랜차이즈 본사 프로모션(10%)이 동시 적용돼 최대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와 신한은행, 프랜차이즈 본사가 소비자 혜택에 대한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할인 프로모션은 단기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지속적인 소비자 유입을 통한 가맹점의 입점 활성화, 배달 서비스 품질 고도화 등 근본적인 배달 경쟁력 강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배달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배민과 요기요, 땡겨요의 혜택 강화가 쿠팡이츠의 독주에 대항하고, 배달 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쿠팡이츠가 이미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배민의 점유율을 앞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비자 유치를 위한 플랫폼 간의 출혈경쟁과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의 이중가격제 도입 등으로 시장 환경이 악화해 배달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점유율이 낮은 서울 외 지역에서는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가 성장할 여지가 많다"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규모와 수익성 모두에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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