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투자 95% 골프에 집중, 연구 개발 양극화FILA·패션 부문 매출 감소, 혁신 한계 시장 맞춤 신제품·브랜드 다변화 활로 모색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1조2375억원) 중 83% 가까이가 골프 전문 자회사 아쿠쉬네트(Acushnet)에서 발생했으며, 패션사업은 성장 한계와 라이선스 의존 심화로 위상 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지주사'라는 미스토의 구상에도 실질적 사업구조와 수익성, 투자비 집행 모두 골프 중심으로 쏠려 있는 모습이다.
미스토홀딩스는 현재 골프와 패션 두 개 부문으로 사업을 나뉜다. 그 중 아쿠쉬네트는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스카티카메론 등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1위권 골프기업이다. 미국·유럽·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유통망과 자체 제조·개발 역량을 갖췄다. 2025년 1분기 아쿠쉬네트 부문 매출은 1조217억원으로 전체의 82.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9399억원) 대비 8.7% 증가한 수치다.
아쿠쉬네트의 성장 배경에는 북미·유럽 등지의 골프 인구 증가, 필드 수요 회복, 신제품 효과 등이 맞물렸다. 미국 내셔널 골프 파운데이션(NGF)에 따르면 2024년 미국 골프 인구는 4700만명으로 전년보다 210만명 늘었고, 필드 골프 참여자도 2810만명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아쿠쉬네트는 신제품 볼, 클럽, 풋조이 신발 등 주력군에서 선전했다.
이렇다 보니 R&D 투자도 아쿠쉬네트에 집중됐다. 올해 1분기 미스토홀딩스 전체 연구개발비(287억원) 중 95% 이상(273억원)이 아쿠쉬네트에 집중됐다. 아쿠쉬네트는 200여 명의 R&D 인력을 보유하고 신소재·설계 등 제품 고도화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다. 최근에는 하이엔드 클럽 라인, 볼 신제품, 첨단 골프웨어(KJUS 등)까지 사업영역을 확장 중이다.
반면 패션 부문은 FILA를 필두로 국내(미스토코리아), 북미, 말레이시아 등 일부 시장에서만 직접 영업을 진행한다. 그 외 지역은 대부분 로열티·유통 라이선스 모델에 의존한다. 특히 북미에서 직접 사업을 축소하면서 직접 영업 기반은 더욱 줄었다. 2025년 1분기 패션 부문(미스토) 매출은 21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고, 그 중 FILA 브랜드 매출은 1833억원으로 19.6% 급감했다.
이처럼 OEM·라이선스 비중이 높아지면서 자체 개발 역량과 브랜드 파워가 약화되고 있다. 실제 FILA 글로벌 상표권과 유통권을 바탕으로 각국 파트너에 라이선스를 주는 '자산형 모델'에 치중해 실질적 브랜드 혁신이나 제품 경쟁력 확보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지난해 11월에는 FILA USA 영업을 축소했고 아시아에서도 신제품 론칭·유통 확대에 제동이 걸렸다.
이런 구조는 재고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5년 1분기 기준 미스토홀딩스 전체 재고자산 9532억원 중 대다수가 아쿠쉬네트(골프) 부문에 쌓여 있으며, 패션 부문은 판매 감소와 재고 조절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매출·이익·투자 등 그룹 전체의 핵심 축이 골프 사업에 쏠려 있다는 점을 구조적 리스크로 꼽는다.
미스토홀딩스는 FILA 등 패션 부문도 시장별 맞춤 전략, 신제품 개발, 신규 브랜드(스포츠·아웃도어 등)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미스토홀딩스 관계자는 "FILA를 비롯한 패션 사업 역시 각 지역 시장 특성에 맞춘 경쟁력 강화와 제품 혁신을 추진 중"이라며 "향후 스포츠·아웃도어 등 신규 브랜드 확장, 글로벌 시장 내 브랜드 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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