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불발 반복되자 가교보험사 전환 추진고용 불안 문제 협의···강경 대치 끝 병행 결정보험시장 불안 장기화에 금융당국 책임론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해보험 노동조합은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에 위치한 대통령실 앞에서 가교보험사 설립 반대 및 정상매각 재추진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농성 선포 투쟁대회'를 진행했다. 사진=김명재 기자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MG손보 노조는 조합총회를 열고 금융당국과 재매각을 추진하는 안에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MG손보는 당초 계획된 계약이전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면서, 해당 기간 동안 별도로 MG손보를 인수할 기업을 물색할 계획이다.
당시 노조는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교보험사 전환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가교보험사로 전환될 경우 임직원들의 고용 승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내부 우려 때문이다. 다만 노조는 합의안이 승인되면서 단식 농성 계획을 철회했다.
김동진 전국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본부장은 "재매각을 우선 추진하고 실패할 경우 가교보험사 설립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며 "중지된 신규 영업 등도 해당 기간 동안 허용하도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예보도 MG손보 노조와의 계약이전과 매각의 병행 추진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음을 밝히는 한편, 소비자 피해를 야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예보 관계자는 "향후 가교보험사 직원 채용과 인력구조 효율화, 매각 추진시기 및 절차 등 구체적인 사항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어떠한 경우에도 현재의 보험계약이 유지될 것이며, 가교보험사가 보험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함으로써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예보는 2022년 MG손해보험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여러 차례 공개 매각을 시도했지만, 다섯 차례 모두 무산됐다. 특히 지난 1월에는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했으나, 고용 불안과 과도한 계약 정보 제공 등을 둘러싼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수 실사 작업이 지연됐다. 결국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청산·파산 기로에 놓이기도 했다.
다만 124만명의 계약자 피해를 우려한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정례회의를 통해 청·파산 대신 가교보험사 전환을 결정했다. 이는 예보가 자산과 부채를 인수해 한시적으로 가교보험사를 운영하고, 기존 모든 보험계약을 5대 주요 손해보험사로 최종 이전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금융당국·예보와 MG손보 노조가 한 발씩 물러서며 재매각의 기회가 다시 열렸지만, 업계는 매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MG손보의 재무 건전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으로 -18.2%를 기록해,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를 크게 밑돌고 있다. 더불어 과거 메리츠화재의 인수 실사를 노조 측이 거부한 전례 역시 향후 인수를 검토하는 기업들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보험계약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금융당국이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차례 실패했던 매각에 다시 도전하는 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금융당국이 좀 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김명재 기자
emzy0506@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