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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해양폐기물 재활용하자"···소셜벤처 손잡은 LG화학

ESG경영 친환경 ESG 나우

"해양폐기물 재활용하자"···소셜벤처 손잡은 LG화학

등록 2023.01.13 14:30

수정 2023.02.13 06:07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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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바다 살리기' 협업···탄소배출 저감·생태계 보호지속가능 ESG 성장모델 구축···친환경 기술 고도화넷스파, 시리즈A 등 잇단 투자유치···해외 진출도 추진

이호우(왼쪽) LG화학 상무와 정택수 넷스파 대표가 지난 12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분해유 원료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이호우(왼쪽) LG화학 상무와 정택수 넷스파 대표가 지난 12일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열분해유 원료공급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소셜 벤처기업 '넷스파(NETSPA)'와 손잡고 해양쓰레기 재활용 사업에 나선다. 대기업이 유망 벤처와 협업해 환경재생 사업을 펼친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높은 사업성을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어가고 있는 넷스파는 벤처 지원과 친환경 사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넷스파와 해양폐기물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체계 구축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이번 업무협약이 해양 생태계보호와 탄소배출 저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내년 가동 예정인 석문국가산업단지(충남 당진 소재) 열분해유 공장의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넷스파가 해양폐기물에서 선별‧가공한 플라스틱으로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발생되는 해양폐기물은 연간 약 5만톤에 달한다. 높은 폐기 비용 탓에 수거가 원활하지 않고, 수거되더라도 방치 또는 소각돼 문제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폐어망 등을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로 활용하면 해양쓰레기 감축은 물론, 탄소 배출량도 화석연료 기반의 기존 제품 대비 3배 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2050 넷제로' 선언 이후 바이오 원료의 친환경 플라스틱 출시, 바이오매스 발전소 합작사 설립, 이산화탄소 포집으로 플라스틱 생산 등 친환경 신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일상생활에서 소각되거나 버려지는 폐플라스틱 자원이 순환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힘을 쏟는 모양새다.

폐어망으로 만든 열분해유 원료. 사진=LG화학 제공폐어망으로 만든 열분해유 원료.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앞서 지난해 3월 탄소를 줄이고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는 '지속가능 ESG 성장 모델'을 구축했다. 국내 스타트업 이너보틀이 LG화학으로부터 공급받은 플라스틱 소재로 화장품 용기를 만들고, 다시 이를 수거해 LG화학과 이너보틀이 원료 형태로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는 150억병에 이른다.

이 같은 사업 모델이 전 산업 영역으로 확대되면 재활용 플라스틱 생산 비용 절감, 화석 원료 사용량의 획기적 감축, 대규모 탄소 감축 효과 등이 기대된다. 특히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자원 순환 생태계를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또 LG화학은 지난해 6월 지자체‧중소기업과 함께 PVC(폴리염화비닐) 폐벽지 재활용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하기도 했다. PVC는 우수한 단열 성능과 내구성을 가진 대표적인 범용 플라스틱이지만, 버릴 땐 일반쓰레기로 분류돼 대부분 소각돼 왔다.

LG화학 관계자는 "글로벌 메가 트렌드인 ESG 분야의 시장 기회를 선점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친환경 기술의 적용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LG화학과 손잡은 넷스파에 대한 기대감도 뜨겁다. 부산에 본사를 둔 넷스파는 그간 방치됐던 해양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0년 설립된 소셜 벤처기업이다. 해양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해양환경을 보전하고 해양생물을 지키겠다는 게 회사의 설립 취지다.

넷스파의 대표 제품은 폐어망에서 추출된 고순도의 재활용 나일론이다. 의류용 섬유, 자동차‧전자기기 부품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넷스파는 약 2년간의 연구개발을 거쳐 폐어망에서 나일론을 선별해 대량으로 추출하는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했다. 골칫거리였던 해양폐기물을 자원화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낸 셈이다.

넷스파는 이 같은 사업모델을 앞세워 지난 2021년 11월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자금을 두둑하게 확보한 넷스파는 폐어망 수급을 위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연 4000톤 규모의 해양 폐기물 재활용 시설(부산 강서구 자원순환단지 내)도 가동 중이다.

넷스파는 이미 지난 2021년 대기업 계열사와 손잡고 폐어망을 친환경 섬유로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산시가 수거한 폐망을 넷스파가 전처리(파쇄‧세척)하고, 효성티앤씨는 나일론 섬유인 '마이판 리젠오션'으로 만드는 구조다.

LG화학, 효성 등 대기업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은 넷스파는 국내 폐어망 재활용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ESG 대응을 위해 각국의 재활용 나일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만큼 높은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택수 넷스파 대표는 "LG화학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재생 나일론과 더불어 부산물인 PPPE 믹스 플라스틱 소재까지 재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폐어망의 완전한 처리가 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하며, LG화학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해양폐기물의 순환경제에 시대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산 자원순환단지 내 폐어망 자원화 플랜트를 안정화하는 것은 물론 해외로 진출해 본격적인 해양폐기물 재활용 시대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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