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대우조선과 경찰측은 "배가 이동된지 얼마 되지 않아 사고 당시 현장에 노동자가 없었다"며 "목격자가 없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스웨이>가 단독으로 입수한 대우조선측의 '사고원인분석(RCA) 보고서'를 분석해 본 결과 몇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사고 당일 작성(총 5매)/보고 됐으며 사고 당시의 정황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
주목할 부분은 1면의 사고내용과 5면의 사고현장 사진이다.
1면 하단의 사고내용(요약) 부분에는 '※ 경찰조사 결과(정황) - 사고자가 신입사원인 관계로 해치카바 탑재 과정이 궁금하여 대기하던 위치에서 라싱 브릿지로 이동 후 드롭바를 열고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어 위를 보던 중 추락'이라고 기재돼 있지만 볼펜으로 '삭제'라고 적혀있다.
정황이라고 언급은 돼 있지만 경찰 조사 발표가 맞다고 가정한다면 회사측의 그간 해명은 거짓이라는 게 판명하는 셈이다. 대우조선측은 그 동안 이 사고의 목격자가 없어 사실확인이 어렵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경찰이 없던 내용을 허위로 대우조선측에 통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논리에 입각해서다.
대우조선측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경찰조사 결과(정황)'에 삭제라고 써 넣었다. 보고서를 조작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의심을 살만한 부분이다.
통영해경측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방면으로 조사중"이라며 "아직 조사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진술자들을 주의 깊게 관찰했지만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면서도 "정말 목격자가 없었는지 의문스러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5면의 사고지점 사진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사진에는 고인의 추락지점과 낙하지점이 표시돼 있다.
하지만 사고당시 "선박이 갓 이동해 현장에 작업자가 없어 목격자가 없다"던 대우조선의 해명과는 달리 추락지점을 살펴보면 다수의 근로자가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사고 당시에도 작업자들이 현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거나 배가 이동한지 얼마 되지 않아 작업자가 없었지만 사고가 일어난 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작업자를 투입시켰다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강병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장은 "목격자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사고자를 혼자 방치한 것 자체가 위반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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