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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절전 경영’ 외친 철강업계, 남모르게 속앓는 이유

‘자발적 절전 경영’ 외친 철강업계, 남모르게 속앓는 이유

등록 2013.06.26 08:34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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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인 절전 경영 의지를 내비쳤던 철강업계가 속병을 앓고 있다.

최근 철강업계는 전력난 우려 해소를 위해 산업계 중에서 가장 먼저 범국민적 절전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정부가 제시한 절전 목표 기준을 분석한 결과 업계 현실과 맞지 않아 다수의 업체들이 심각한 절전 부담을 느끼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발표한 ‘절전 규제 조치(에너지 사용 제한조치)’에 따르면 계약 전력 5000㎾ 이상 대규모 사업장은 에너지 사용 극대화 기간인 8월 5일부터 30일까지 에너지 사용이 제한된다.

각 사업장은 전기 사용량 부하 변동률(감축 전력량 여력)에 따라 이 기간 동안 에너지 최대 사용 시간대(오전 10~11시, 오후 2~5시)에 평소보다 3~15%의 전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제는 일부 도금업체를 뺀 주요 철강업체의 최소 부하 변동률이 15%에 해당돼 고강도의 의무 절전을 반강제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제외한 국내 대부분의 철강업체들은 고로가 아닌 전기로를 가동하고 있다. 때문에 10% 이상의 전기 사용량을 줄이게 될 경우 전기로 가동에 차질을 빚게 돼 전반적인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

무엇보다 정부가 제시한 전력 기준 사용량 산정 기준이 업계의 실제 형편과 전혀 맞지 않아 지나친 절전이 생산에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력 기준 사용량은 공고 직전 10일 중 최대 2일, 최소 2일을 제외한 6일의 전기 사용량 평균에 지난해 8월 평균 전기 사용량을 곱한 뒤 지난해 6월 평균 전기 사용량을 나눈 값으로 책정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량 책정 기준이 된 시기다. 6월과 8월은 철강업 특성 상 전기 사용량이 극과 극을 달린다. 8월은 여름휴가를 맞아 공장 곳곳을 보수하는 기간이고 6월은 여름철 비수기를 앞둔 시점에서 생산량을 극대화하는 때다.

특수성이 높고 전력 사용량이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시기를 기준 사용량 산정 기준으로 삼을 경우 대부분의 철강업체가 15% 이상의 부하 변동률을 기록하게 된다. 부하 변동률에 따라 절전 목표가 결정되기 때문에 변동률이 높을수록 절전 부담은 더 늘게 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절전 목표를 지키기에 현재의 규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며 “7월 초까지 전력 기준 사용량 산정 기준의 재심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업계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책정 기준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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