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항공 사고 원인 규명의 핵심이 되는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의 해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나치게 조종사의 과실로 몰고 가려는 미국 정부의 어조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사고 조사의 주체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여객기 조종사들에 대한 면담 작업을 이번 조사의 중점 활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데버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조종사들의 사고기 조종 과정과 훈련 과정, 비행 경험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스먼 위원장을 비롯한 NTSB 관계자들은 이전에도 조종사들의 과실로 OZ214편의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최우선에 두고 이를 연일 언론을 통해 부각시켜왔다.
항공 사고 경위 조사 과정에서 사고기의 조종사를 조사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이다. 그러나 조종사 과실 문제는 기체 결함 문제와 더불어 유력한 원인 중의 하나로 언급됐을 뿐 조종사의 과실 문제가 유독 부각된 사례는 많지 않다.
특히 현재 상황이 블랙박스의 해독이 아직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측의 잇단 조종사 과실 언급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해석이다.
게다가 사고 전후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실수 문제가 잇달아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측이 자신들의 실수를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종사 과실을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사고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착륙 유도 장치는 꺼져 있었다. 또한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위험 요인을 다수 보유한 곳임에도 당국의 안전 대책은 명확치 않았으며 사고 이후 당국의 응급환자 처리 과정에서도 당국의 실수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만약 이번 사고의 원인이 미국 당국의 실수로 밝혀질 경우 사고 배상의 주체는 미국으로 넘어간다. 특히 공항 관리 미숙이 사고 핵심 원인이 될 경우 교통 선진국으로 알려진 미국의 국가 이미지에 큰 타격이 전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NTSB 측은 “조종사 과실, 기체 결함, 공항의 지리적 문제 등 여러 가능성을 열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내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동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따르겠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조종사의 과실 문제에 대해서는 예측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사고 이후 두 차례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사고기는 관제탑으로부터 착륙 허가 신호를 받고 착륙했다”며 “조종사 과실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예단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모든 것은 블랙박스의 해독과 공동 조사단의 조사를 통해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는 조종사 과실 여부를 따지기보다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최우선 임무”라고 밝혔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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