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문건과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와 같이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양사는 애플이 지난해 여름 1건의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리한 직후부터 몇 차례 사적인 접촉을 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있었던 대면협상도 포함된다.
이런 노력으로 지난 2월에는 합의 일보 직전까지 갔지만 최종 타결에 실패하면서 협상 분위기가 다소 냉각됐으며 협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특히 이들이 공개한 ITC 문건과 소식통들의 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협상 과정에서 모든 특허 관련 법적 분쟁을 한꺼번에 일괄 타결하기 위한 포괄적인 상호 특허 사용 허가 계약을 강력히 제안했다. 이에 애플이 관심을 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허 분쟁에 대한 포괄적 또는 개별적 합의 가능성은 2005년 삼성이 아이팟 소형화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이후 스마트폰 시장에게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던 양사 간 특수 관계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반의 스마트폰으로 2011년 업계 최강자에 올랐다. 그해 3분기 삼성전자는 총 24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 데 비해 애플은 1700만대에 그쳤다. 올해 1분기 판매 실적은 삼성 6470만대, 애플 3830만대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애플은 2011년 삼성이 자사 제품을 베꼈다는 소송을 냈고 이를 계기로 세계 전역에서 양사의 법정공방이 일어났다. 삼성은 애플이 무선기기 제조에 필수적인 광범위한 특허를 침해했다는 맞고소로 애플에게 대항했다.
지금까지는 어느 쪽도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의 일부 제품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10억 달러 규모의 배상 평결을 내렸지만 지난달 ITC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일부 모델에 대한 수입 금지 명령을 통해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은 양사가 경쟁사인 동시에 협력사로 상호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합의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애플은 삼성 프로세서와 메모리칩의 최대 고객사이지만 삼성이 납품을 끊으면 스마트폰 제조 자체가 어려워진다.
최근 애플은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내년부터 대만 반도체 업체에서 일부 칩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이와 별도로 삼성과도 2015년부터 칩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IDC의 밥 오도넬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삼성과의 관계를 끊으려 애쓰지만 일부 부품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며 “양사는 전통적 의미의 공생관계”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csdi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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