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도곡동 등 강남권 학군프리미엄 옛말
경기침체 모르던 교육기관 줄줄이 경매行
강남권 주택시장의 한 축인 학군 프리미엄이 시들해졌다. 잘 갖춰진 교육환경을 바탕으로 콧대 높던 시세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학부모 수요자들의 여력도 떨어진 탓이다.
8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현재(7월) 강남3구 등 주요 학군 프리미엄 지역 집값이 강남구 -2.1%, 서초구 -3.1%, 송파구 -2.3%, 양천구 목동 -5.4% 등 각각 하락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하락 기조가 흐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교육 프리미엄 지역은 침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번 입주하면 자녀의 교육을 마칠 때까지 좀처럼 이사를 나오지 않아 대기 수요가 풍부해서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매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이들 지역 아파트 물건이 등장해 바뀐 시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지난 1일 강남구 대치동 현대 전용 85㎡ 물건이 2회차 경매에 들어갔으며, 8일에도 같은 지역 물건이 경매로 나왔다.
불황을 모르던 교육기관도 최근 경매시장에 속속 등장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전국 교육기관 매각 물건 수는 7월 현재 총 78건으로 3년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2010년의 무려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서울지역 전셋값 폭등과 함께 강남3구 역시 오름세를 보였지만 전세시장에서도 변화는 감지됐다.
대치동 A공인 대표는 “전달 대치아이파크 전용 84㎡가 7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졌다. 2개월 만에 1억원 가까이 치솟은 셈”이라면서도 “물건 부족으로 전세 계약이 쉽게 이뤄지지만 예전 같은 학군 수요가 없다. 학부모 문의 전화가 절반 정도 줄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회복하거나 전셋값이 정상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학군 프리미엄은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집을 구매하기는 고사하고 감당할 수준의 전셋값이 아닌 탓에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최근 혁신학교, 국제고, 사립고 등 대체지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선택폭이 커졌다”며 “최근 지속한 물수능 역시 강남8학군을 고집하지 않게 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장재현 부동산뱅크 팀장은 “학군 프리미엄이 사라진 데는 집값 상승 여력이 줄었다는 데 연관이 깊다”며 “높은 교육비에도 집값이 오르면 보존된다는 개념이 무너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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