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분식회계 사건으로 공중 분해된 대우그룹 사태 때 주채권은행으로 있었지만 지금은 KDB금융그룹의 계열사가 된 KDB대우증권까지 포함하면, KDB금융그룹은 국내 10대 대기업만큼이나 덩치가 큰 거대회사다.
금산분리 원칙상 재벌그룹 순위에 금융회사가 빠지는 바람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하는 대기업집단에 포함이 안 돼서 그렇지 자산규모로 따지면 독보적인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능가한다.
은행과 비은행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고 종합건설사에 종합조선사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KDB금융그룹. 이쯤 되면 KDB‘금융’그룹이 아니라 KDB그룹이라 불릴 만하다.
STX그룹의 강력한 반발에도 최근 산업은행은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퇴임과 STX조선해양의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강행하고 있다. 실질적인 STX의 주인이 산업은행이 된 듯하다.
반면에 금호산업의 경우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경영권을 그대로 인정해 일관되지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말 그대로 STX그룹 전체를 산업은행 마음대로 경영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연일 한 목소리로 대기업대출을 줄이고 중소기업대출을 늘리라고 금융회사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보면 중소기업들의 ‘돈맥(脈)경화’는 심각한 상황이다.
당연히 산업은행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정책금융기관으로 원 위치되기 이전부터 산업은행은 대기업대출이 많았다. 쓰러지는 대기업이 나올 때마다 거의 대부분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산업은행이 우리경제의 기형적인 단면이기도 한 대기업 편중 심화 문제를 개선하고 정책금융기관의 맏형 노릇을 제대로 하길 기대해본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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