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 안정을 목표로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도 걸었던 이 대책은 지난달 23일부터 현재까지 시중은행을 통해 계약된 건수가 8건, 2억7800만원에 그치면서 시작과 동시에 폐기 수순을 밟게됐다.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큰 목표 달성을 위해 시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급조한 탓이다.
현재 집주인과 세입자 대부분은 이 제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집주인에게는 대책 시행 이전부터 우려했던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이 문제가 됐다. 집주인으로서는 귀찮게 채권 양도를 하지 않고도 들어오겠다는 세입자는 많다. 결국 세원을 공개하면서 굳이 은행을 중간에 둘 필요가 없다는 것.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했지만 이 역시 현실성 없다 보니 집주인들은 콧방귀를 뀐다. 세입자들도 마찬가지다. 대상이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 이하인 터라 국민주택기금 서민전세자금(5000만원)과 조건에서도 큰 차이가 없고, 금리 혜택도 차이 나지 않는다.
하우스푸어 구제책인 경매유예제도 역시 비슷한 처지다. 유예기간이 짧다는 주장에 지난 5월 24일 이후로 기간을 6개월로 연장했지만, 그 이후로도 건수는 10여건에 그쳤다.
설익은 대책을 배탈 정도로 끝나는 설익은 사과처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내성을 키워 시장 왜곡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정책 입안자들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대통령의 한 마디에 부랴부랴 대책을 만들고, 부작용을 보완하겠다는 태도가 문제다. 최근에도 7·24후속조치가 나오지 않았는가.
침체가 깊은 탓에 대책만으로 시장이 좌우되지는 않는다. 결국 빠르게 발표한다고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잘 익은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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