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은 6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최된 제47회 WSA 연례총회에서 임기 1년의 회장에 선임됐다. WSA 집행위원이었던 정 회장은 지난해 WSA 연례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1년 만에 회장으로 사실상 ‘승진’했다.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정준양 회장의 WSA 회장 선임 수락에 대해 WSA 회장 임기 동안까지는 포스코 회장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1년 임기의 WSA 회장단(회장 1명, 부회장 2명) 피선 자격은 집행위원 이상의 직분을 가진 세계 철강사 CEO들에게 주어진다. 통상적으로 집행위원 중에 부회장이 선임되고 부회장이 회장 자리를 매번 승계해왔다.
그동안 모든 WSA 회장은 현직 철강사 CEO들이었다. 만약 철강사 CEO 자리에서 물러난 사람이 WSA 회장을 유지하게 된다면 철강 이익단체 수장으로서의 영향력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역대 WSA 회장이 건강 문제가 아닌 자신의 거취 문제로 인해 스스로 물러난 적은 없다. 회장 자리에 오르면 1년 임기를 다 마친 뒤 후임자에게 회장 자리를 인계해왔다.
때문에 정 회장도 WSA 회장 임기 만료 시점인 내년 10월까지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포스코 회장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WSA 회장 직함까지 갖게 된 정 회장이 ‘본분’인 포스코 경영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우려다. 정 회장은 현재 국내 철강사의 연합체인 한국철강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다. WSA 회장직까지 더하면 3개의 직함을 동시에 갖게 된 셈이다.
WSA 회장은 해외 철강사들과의 이해관계 조정에 직접적으로 나서야 하는 자리다. 이 때문에 해외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안 그래도 포스코가 업계 안팎에서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WSA 회장 직분 수행을 이유로 국내 시장을 소홀히 할 경우 포스코는 물론 국내 철강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의 실적이 악화 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정 회장이 대외 활동에만 신경을 쓴다면 회사에 악영향이 미치게 될 것”이라며 “세계 철강업계의 이해관계 조정도 중요하지만 집안 살림부터 챙기는 것이 CEO의 본분”이라고 지적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