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감시망 피해 보험 등 신종꺾기 기승
#1. A중소기업 김모 사장는 최근 거래은행인 B은행으로부터 추가로 대출을 받으면서 월 500만원씩 납입해야 하는 방카슈랑스 가입을 강요 받았다.
이 상품은 5년 동안 납입하고 10년을 유지해야 손실이 나지 않은 상품이다. 김 사장은 “차라리 그 금액으로 적금을 넣겠다”고 이야기 했지만 담당 은행 직원은 실적을 이유로 계속해서 넣기를 강요했다.
#2. 중소기업 정모 사장은 요즘 금융상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 사장이 매월 들어가는 금융상품 금액은 2000만원에 이른다. 3개 은행에서 대출을 하면서 직원의 강요에 가입한 상품들이다.
정 사장은 “가입 해지를 하려니 은행의 눈치가 보여서 도저히 해지를 못하고 있다”며 “이제는 1000만원이 되는 금액을 매월 납입하려니 힘에 부친다”고 말했다.
은행의 금융상품 가입 강요행위인 이른바 ‘꺾기’가 근절되지 않으면서 금융위원회가 14일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다. 그동안 사실상 꺾기가 적발돼도 직원에게만 징계가 내려가 사실상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금융위의 생각이다.
실제 금융위원회가 올해 45월 중소기업 359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3.7%가 꺾기 피해를 입었다고 답변했다. 특히 소기업(25.0%)을 위주로 매출액 100억원 미만의 기업일수록 피해가 크다는 조사도 나왔다.
꺾기 피해는 사업자 뿐만 아니었다. 중소기업 사장이 30.6%로 가장 많았지만 직원(4.7%)도 적지 않았다.
◇꺾기 임원도 처벌···과태료 건별로 부과
금융위는 현재 규제를 넘어 법적처벌안도 이번에 내놓았다. 가장 강력한 것은 임원 처벌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동안 직원은 꺾기 1건이라도 적발시 징계를 받지만 은행은 위반건수 50건 이상 이나 위반금액 10억원 이상에만 기관주의를 받는다”며 “대부분 임원의 내부통제 책임이 있는 경우에만 주의를 받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번 개선안에는 꺾기가 발생되면 영업행위 감독과 내부통제 책임을 물어 은행과 임원에 대한 징계를 강화한다. 다만 단순착오나 과실이 없는 경우에만 정상을 참작해 제재수준에 감면이 가능하다.
과태로도 건별로 산정하고 합산부과를 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그동안 꺾기 전체에 대해 5000만원 내에서 과태료를 부과해왔다. 앞으로는 꺾기 1건당 적용되는 과태료 기준금액을 정하고 각 건별로 산정해 과태료를 합산해 부과한다.
특히 차주의 피해가 큰 보험고 펀드 꺾기내 49인 이하의 영세 기업에 진행한 꺾기에 대해서는 높은 과태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꺾기 전용 테마검사 진행
먼저 꺾기에 대한 테마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상시감시지표를 개발해 은행 검사를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테마검사는 내년 상반기에 한차례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꺾기와 관련해 보험과 펀드에 대한 민원이 크게 발생하면서 대출고객과 기업 상관관계도 들여다 본다. 직계가족이라도 1%룰을 위반하면서 바로 꺾기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모든 상품에 대해 동일한 1% 룰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험과 펀드에 가압하는 경우 월단위 환산 금액 1% 미만은 적발이 곤란했다.
예를 들어 보험은 중도해지지 손실을 방지하려면 7년을 유지해야 한다. 은행은 1억원을 대출한 고객에 대해 중도해지 없이 8400만원까지 꺾기가 가능한 셈이다.
앞으로는 보험과 펀드 대출 실행일 전후 1월 이내에 중소기업이나 저신용자에게 판매하는 경우 월단위 환산금액의 대출금액 대비 1% 미만이더라도 꺾기로 간주하기로 했다.
또 현행 꺾기 규제는 대출고객인 회사 대해서만 꺾기 대상이었다. 이 때문에 사장과 임직원, 가족 등 관계인을 찾기 힘들었다.
앞으로는 대출 고객 관계인과 전체에게 금융상품 가입을 강요하지 못한다. 다만 대출고객 관계인에 대해서는 의사에 반하지 않더라도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꺾기에 해당시키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출 받은 당사자 외에도 꺾기 사실을 인지한 제3자나 금융회사 직원등이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도록 신고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며 “신고자에 대한 비밀보장과 사후 부당한 대우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티터링하는 제도적 장치도 운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
뉴스웨이 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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