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여당인 민주당도 오바마 행정부의 군색한 변명을 비판하면서 조속한 시스템 정상화를 촉구했다.
오바마케어 폐지 또는 시행 유예를 꾀하다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을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던 공화당 지도부는 23일(현지시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뜻밖에 찾아온 '접속 장애'라는 호기를 놓치지 않고 오바마케어 시행 연기를 다시 끌어내려는 의도를 분명히 나타냈다.
존 베이너(공화·오하이오) 하원의장은 이날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바마케어로 인한 위협이 미국 경제를 젖은 담요처럼 뒤덮고 있다. 오바마케어 신규 가입자보다 건강보험 해약자가 더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베이너 의장은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사실상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셧다운 종료 및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해소를 위한 합의안을 처리해주고 나서 처음 모습을 나타냈다.
에릭 캔터(버지니아)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도 "오바마케어는 출발부터 완전한 실패작"이라고 규정하고 "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이 정부가 투명성이 매우 결여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오바마케어 관할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날 하원 지도부를 상대로 건강보험 가입 웹사이트의 접속 불량 문제와 향후 해결 방안을 설명했으나 공화당은 비판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캐슬린 시벨리어스 복지부 장관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시벨리어스 장관은 이날은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증언을 거부했으나 내주에는 출석해야 한다.
이 위원회 소속 팀 머피(공화·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시벨리어스 장관이 오바마케어 웹사이트 구축에 55개 계약자와 5억달러 이상에 계약하고도 이런 초라한 결과를 낸데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피 의원은 또 "제대로 작동할지조차 모르는 이런 불량 웹사이트에 컴퓨터 전문가를 동원하느라 추가로 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이른바 기술 증원(tech surge)에 '중지' 버튼을 눌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민주당도 행정부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나고 나서 온라인상의 문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오늘 회의에서 오바마케어의 개인 가입 의무화를 늦추자는 논의는 없었다. 나는 정보기술을 믿으며 흠이 있으면 해결책 또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놀런(미네소타) 하원의원은 "이번 사태로 오바마케어의 브랜드에 금이 갔다"면서 특정인을 거론하지 않은 채 "오바마 대통령은 책임자를 찾아내 해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벨리어스 장관은 이날 CNN 방송에 나와 사퇴 압력을 일축했다.
그는 "내가 할 일은 건강보험 개혁안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하는 것이고 웹사이트를 정상화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이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 제대로 가동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고의 전문가들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차기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으로 지명된 제프리 지엔츠 전 예산관리국(OMB) 국장대행을 긴급 투입한 데 이어 건강보험을 취급하는 주요 보험사와 오바마케어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할 전담팀(TF)을 꾸리기로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뉴스웨이 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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