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부진한 4분기 실적에 따라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도 함께 낮아지고 있지만 증시전문가들은 불확실성 우려가 감소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전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871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4조8158억원으로 4.8% 증가한 반면 당기순손실 2278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한진중공업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055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손실 역시 97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어닝쇼크는 중공업 외에 다른 업종에서도 나타났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금융지주들도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대규모 일회성 요인이 발생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당초 시장에서는 1700억원의 순이익을 기대했으나 3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밖에 SK이노베이션(영업손실 251억원), S-OIL(영업손실 527억원), KT(영업손실 1495억원) 등도 최근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에 대한 실적 추정치도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이는 지난해 초에 진행된 추정치 하향 속도보다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김기배 연구원은 “지난해 연초부터 약 한달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6% 하향됐지만 올해 실적 추정치 하향조정은 6.5%에 달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핸드셋 부문 성장 둔화 우려가 현실화 되면서 올해 실적 역신장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4분기 실적 쇼크를 부정적으로만 해석하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특히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일회성 요인 등이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이었기 때문에 불확실성 등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투자증권 김현 연구원은 “한진중공업의 어닝쇼크는 영도조선소 수주분에 대한 공사 손실 충당금 설정과 장기미수채권에 대한 대손상각 등 일회성 비용이 주요인이다”며 “영도조선소의 정상화 시기가 하반기임을 감안하면 지난해 수주분에 대한 충당금 설정은 올해 조선부문 실적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사들의 어닝쇼크 역시 일회성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자회사 매각관련 손실 선반영을 빼면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하나금융지주 역시 대손비용으로 인한 일회성 요인이 어닝쇼크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실적 불확실 우려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제시됐다.
김기배 연구원은 “실적 추정치 하향으로 실적 예상치가 빗나갈 확률을 낮게 만들었다”며 “또한 이는 시장의 높은 눈높이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향후 한국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박지은 기자 pje88@
뉴스웨이 박지은 기자
pje88@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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