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자사 고유 특허 침해”SK이노베이션 “범용화된 기술” 가려
선고를 앞두고 양사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19일 LG화학 관계자는 “판결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소송은 특허권 보호를 위해 당연히 진행됐어야 할 일”이라고 취지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도 “법원에서 판단할 일이기 때문에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소송은 LG화학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분리막 제조방식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했는지가 핵심이다.
LG화학이 선행특허로 보유한 SRS® 기술은 기존 분리막에 비해 열수축 및 전기적 단락을 개선해 전지의 성능 및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게 특징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특허라고 주장하는 기술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개발해 공개된 ‘범용화된 기술’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1년 12월 LG화학이 자사의 특허기술을 SK이노베이션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같은 달 SK이노베이션이 역으로 LG화학을 상대로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하면서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범용화된 기술’이라는 점을 내세워 LG화학이 보유한 특허기술을 무효화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무효소송은 1심과 2심에서 내리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다. ‘선행 기술과의 차별성이 적다’는 게 승소 이유였다.
마지막 상고심만 남은 상황에서 LG화학은 보유특허에 대한 범위를 정정하는 신청을 했고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재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여기까지가 지난해 11월까지의 재판진행 상황이다.
이에따라 애초에 LG화학이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은 제기 이후 법원이 2년 넘게 판단을 보류해왔고 오는 21일에야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다.
2개의 소송이 서로 맞물리면서 SK가 제기한 특허무효소송 결과에 따라 LG의 특허침해소송의 2심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양사간의 마찰은 결국 특허침해소송과 무효소송이 모두 마무리 돼야 분쟁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LG화학은 2차전지 분리막 관련한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까지 특허등록을 마친 상황.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경쟁사의 무단 모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특허등록은 의미가 깊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LG화학의 특허등록이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침해 소송 판결을 앞둔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양사가 이렇게 치열하게 다투는 건 2차전지 시장의 중요성 때문이다. 2차전지의 양극과 음극을 분리하는 분리막 기술은 전기차 배터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다. 배터리 분리막 시장만 따져도 세계 시장은 1조2000억원 규모로 매년 3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배터리 분리막기술을 활용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 양사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진행되는 소송 결과에 따라 어느 쪽이든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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