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소유 금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 두고 금호석화 강력 반발금호산업 의결권 유효 시 박삼구 회장 4년 만에 사내이사 복귀 가능금호석화, 법적 소송도 불사···지분 매각 법리적 해석이 향후 관건
아시아나항공은 27일 오전 서울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주총을 열고 4개 의안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현재 주총에 상정된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건과 이사 선임 건, 감사위원 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 총 4가지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회장과 김수천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로 돌아오는 것은 2010년 이후 4년 만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지분율 30.1%)와 2대 주주 금호석화(지분율 12.61%)는 현재 이 안건에 대해 대립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박 회장이 이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고 채권단도 박 회장에게 경영 정상화 이행의 책임을 부여하는 차원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사실상 승인했기 때문에 이사 선임에 이상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금호석화 측은 이미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이사에 선임될 경우 A380 여객기 도입 등 회사의 이익과 반하는 경영 활동으로 오히려 회사의 실적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주총의 최대 관건은 금호산업의 의결권 유효 여부다. 당초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과 서로 1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어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1일 4.9%의 금호산업 지분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과 총수익맞교환(TRS) 방식으로 외국계 은행에 처분해 금호산업 지분율을 10% 아래로 떨어뜨렸다. 그 덕에 금호산업은 극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주총에 대한 의결권을 지키게 됐다.
금호석화 측은 반발했다. 금호석화 측은 “TRS는 주식 매각이 아니라 사실상의 대출”이라며 “특히 TRS 매각에 대한 채권단의 승인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금호산업의 의결권은 무효”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24일 채권단이 이번 지분 처분 안건을 승인했기 때문에 진성 매각이 맞다”고 반박했다.
이로써 이번 아시아나항공 주총은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지게 됐다. 올해 주총 시즌에서 주주 간에 격한 갈등을 보이는 곳은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미 금호석화 측은 주총에서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지분 매각이 진성 매각으로 인정돼 금호산업의 의결권이 유효하다고 인정될 경우 주총 안건은 금호산업의 뜻대로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상법상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주총 보통결의사항이기 때문에 출석 주주 과반수와 발행주식 총수의 25%가 찬성할 경우 가결 통과된다. 따라서 25% 이상의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갖고 있는 금호산업이 찬성표를 던지면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금호산업의 뜻대로 안건이 통과됐다 하더라도 양측의 갈등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호석화 측이 주총 직후 주총 무효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박삼구 회장 측에 유리한 쪽으로 주총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지분 매각에 대한 법리적 해석에 따라 박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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