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1000억원 신속인수제로 차환 벌써 3번째
작년 손실 485억원, 그룹사 채권단 관리 등 악재
자기자본 6000억원대···PF보증채무 축소는 긍정
한라는 지난 1월에 이어 이달에도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이용, 회사채를 차환하기로 했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총 3번째 차환이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중 20%는 기업이 자체 상환하고 나머지 80%는 산업은행이 총액 인수해 주는 제도다.
시장에서는 기업이 이 제도를 이용하면 자금 사정이 나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한라가 지난해에 이어 3번째 회사채 차환을 이용한 것은 그룹을 통해 3435억원을 수혈받고도 경영 상황이 호전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실적은 매출액 1조9992억원, 영업손실 2507억원, 당기순손실 428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각각 485억원(24%), 1891억원(79.1%)으로 크게 확대했다.
NICE신용평가는 장단기 신용등급(‘BBB0’)을 하향검토 등급감시(Credit Watch) 대상에 올렸다. 현재 추가적인 신용등급 조정에 대한 논의는 진행 중이다.
게다가 최근 한라그룹이 채권단의 관리를 받게 된 것도 한라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주채무계열 대상에 들어갔다고 부실 징조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채권단의 간섭을 피할 수는 없다. 또 부실이 가시화하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해야 해 직접적인 간섭을 받을 여지도 있다.
부정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자기자본 규모가 작년 말 6000억원 수준에 이르고, 잠재 위험을 상당수 제거한 것은 긍정적이다.
한라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 ‘하이힐’ 복합쇼핑몰을 KTB자산운용에 3293억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미수 공사대금 등 1000억원 이상을 회수하고 PF 보증채무를 520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한라는 적자 원인인 건설 비중을 50% 이하로 줄이는 등 재기 발판을 마련했다”며 “다만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면한 자금난 해결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k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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